28일 밤늦게 루마니아 남부 갈라치 지역 주거용 건물 옥상에 무인 항공기 한 대가 추락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3세 여성과 14세 청소년이 부상을 입었으며, 인근 주민 70여 명이 긴급 대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루마니아 국방 당국의 발표에 따르면 해당 무인기는 러시아에서 출발해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군 당국은 F-16 전투기 2대와 군용 헬기 1대를 긴급 발진시켰으나, 저고도 비행으로 인해 레이더 탐지에 실패하면서 격추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나토와 EU 회원국인 루마니아에서 러시아 무인기에 의한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처음이다. 이전에도 영공 침범 사례는 수차례 보고됐으나 인명 피해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니쿠쇼르 단 루마니아 대통령은 즉각 국가방위 최고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단 대통령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이 우리 국민에게까지 번지는 것을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어 남동부 콘스탄타 소재 러시아 영사관 폐쇄와 주재 영사 추방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외교 전선에서도 강경 대응이 이어졌다. 오아나 토이우 외무장관은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항의 의사를 전달했으며, 제재 패키지를 포함한 EU 차원의 후속 조치를 예고했다. 루마니아 정부는 나토에 드론 방어 체계의 조속한 이전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서방 진영은 일제히 목소리를 높였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무분별한 행태가 모든 동맹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동맹 영토 전체를 수호할 준비가 완료돼 있다"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역시 "EU 영토에서 벌어진 사건"이라며 21번째 대러 제재안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 프랑스와 핀란드도 각각 러시아 대사 초치와 공개 비난으로 동조했다.
반면 모스크바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은 "EU 국가 내 무인기 관련 모든 비난에는 물적 증거가 전무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유럽 국가들로 무인기가 계속 유입될 것이며 해당국 국민들은 편히 잠들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적 발언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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