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요동치게 만든 '5대 변곡점'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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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요동치게 만든 '5대 변곡점' 살펴보니

폴리뉴스 2026-05-29 22:29:35 신고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대구 범어네거리와 반월당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대구 범어네거리와 반월당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구시장 선거는 이번 6·3지방선거에서 이변의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가 초박빙으로 돌변한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전통적인 보수의 심장부라는 평가가 무색할 만큼 김부겸 민주당 후보의 초중반 선전이 돋보였다. 그러나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다양한 변수로 인해 보수 결집이 빠르게 이뤄지며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로 무게추가 이동하는 모양새다. 지난 두 달 간 이어진 선거전의 주요 변곡점을 여론조사와 함께 짚어봤다. 

변곡점① '보수 텃밭' 균열 초래한 국민의힘 공천 파동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은 시작부터 파열음이 상당했다. 유력 후보로 꼽혔던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6선의 주호영 의원이 석연찮은 이유로 경선에서 컷오프되면서다. 이에 크게 반발한 두 사람은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를 규탄하고 무소속 출마를 시사했다.

극심한 당내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으면서 대구 표심은 차갑게 돌아섰다. 이 전 위원장과 주 의원의 컷오프로 내홍이 한창이던 지난 3월 28일과 29일 TBC-리얼미터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804명, 무선 ARS)에서는 추경호(15.9%), 유영하(5.8%), 윤재옥(5.6%) 등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이 고전하는 동안 김부겸 후보가 무려 49.5%를 기록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보수 간판만 달면 무조건 당선된다'는 중앙당의 오만함에 대구 민심이 준엄한 경고를 보낸 것이다. 실제 당시 대구에서는 거센 비판과 함께 전통적 지지층의 분노와 실망이 극에 달했다. 이는 가상 양자대결에도 김부겸 대 추경호 52.3% 대 36.6%, 김부겸 대 유영하 57.2% 대 31.1%, 김부겸 대 윤재옥 56.9% 대 29.0% 등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증명됐다.

변곡점② 거물의 귀환…김부겸 등판으로 '디비진' 판

이러는 사이 김부겸 후보가 공천을 받아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일찌감치 대세론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김 후보는 정부와 중앙당 지원을 바탕으로 '예산 폭탄'을 약속하며 침체된 대구 경제 살리기에 목마른 민심을 장악했다.

이어 빠르게 선거 진용을 갖추고 자신만의 비전과 구상을 토대로 굵직한 공약들을 내놓으며 경쟁에서 한 발 앞서 나갔다. 반면 국민의힘은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단일후보를 내세우기도 버거운 모습을 보였다.

이는 여론조사로 극명하게 드러났다. 지난달 18일과 19일 대구MBC-에이스리서치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1002명, 무선 ARS)에서 김 후보는 45.3%를 얻어 이진숙(17.2%), 추경호(16.2%), 주호영(7.4%), 유영하(5.4%) 등 국민의힘 후보 전원을 압도했다. 양자대결에서도 김 후보는 적게는 15%p에서 많게는 26%p까지 차이를 벌렸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오전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가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변곡점③ 추경호 후보 확정…본격화된 양자대결 구도

국민의힘은 천신만고 끝에 경제부총리 출신의 추경호 의원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던 이 전 위원장과 주 의원이 차례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간신히 단일대오를 갖추게 된 것이다.

추경호 후보는 공천 파동으로 흐트러진 당심을 추스르면서 "보수의 경제적 유능함을 대구에서 증명하겠다"고 경제 회복을 전면에 내걸었다. 김부겸 후보의 '힘 있는 여당 후보론'에 '준비된 경제시장론'으로 맞불을 놨다.

흩어졌던 보수 표심은 빠르게 결집하기 시작했다. 후보 확정 당일인 지난달 26일과 27일 TBC-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1008명, 무선 ARS)에서 김 후보가 47.5%로 여전히 강력한 지지세를 유지한 가운데 추 후보는 39.8%를 기록하며 단숨에 뛰어올랐다. 

변곡점④ 보수 표심에 불 지른 '공소취소 특검법'

선거전 중반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법 발의는 그때까지 필패론에 젖어있던 보수층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됐다. 국민의힘은 중앙당과 후보들이 대대적으로 비판을 쏟아내며 거대 여당의 폭주로 규정하고 나섰다. 이에 영남권을 중심으로 정권 심판론이 빠르게 퍼져 나가며 보수 표심의 결집이 뒤따랐다. 

이 메가톤급 이슈는 대구의 보수층은 물론이고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들을 파고들며 선거 판세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비판 여론이 한창이던 지난 10~11일 뉴스1-한국갤럽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803명, 전화면접)에서 김 후보와 추 후보는 44%와 41%로 집계돼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진입했다.

일주일가량 뒤인 16일과 17일 KBS-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800명, 전화면접)에서는 김 후보 대 추 후보가 40% 대 39%로 그야말로 초박빙 단계에 이르렀다.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21일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변곡점⑤ 보수의 최종 병기 '선거의 여왕' 박근혜 등판

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초박빙 구도가 계속되는 시점에 대형 변수가 발발했다. 대구 정서의 가장 깊은 곳을 자극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추 후보 지원에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이 칠성시장과 서문시장 등 대구의 상징적인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자 전통 보수층의 향수와 위기감이 동시에 극대화됐다. '텃밭을 내줄 수 없다'는 보수 유권자들의 절박함이 바닥 민심을 타고 맹렬하게 타오르기 시작했다.

앞서 김 후보도 지역 정서를 고려해 보수 인사를 영입하고 국민의힘을 탈당한 이들을 대거 받아들이는 데 공을 들였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과의 만남은 수차례 추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실제 현장 분위기도 급변했다. 추 후보 측 관계자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인 건 맞지만 박 전 대통령의 지원 유세 이후 승기가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다"며 "밑바닥 지지층이 무서운 속도로 뭉치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밝혔다.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TBC가 여론조사 회사 리얼미터에 의뢰해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만 18세 이상 대구 유권자 1013명, 무선 ARS)에서 추 후보는 50.9%를 얻어 41.6%를 기록한 김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위해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3일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위해 대구 북구 칠성시장을 찾아 시민과 상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대로 굳히기냐 대이변이냐…판세는 오리무중

여론조사 공표 금지 직전 실시된 마지막 조사들에서는 오차범위 안쪽의 접전이 많았지만 추 후보가 앞서는 결과가 많았다. 이처럼 다섯 차례의 변곡점을 거치는 동안 대구 표심은 양쪽으로 단단하게 결집하며 쪼개졌다.

정치권 시각은 팽팽하게 엇갈린다. 한 쪽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등판이 쐐기로 작용하면서 보수층이 완전히 결집해 추 후보가 굳히기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약간 더 우세하다. 그러나 장기화하고 있는 대구의 경제 침체에 인내심이 바닥난 중도층이 김 후보에게 표를 던져 역사적 대이변을 연출할 수 있다는 분석도 여전히 적지 않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폴리뉴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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