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독일 연방통계청이 29일(현지시간) 발표한 잠정 집계에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했다. 전월과 비교하면 0.2%포인트 하락한 수치이며, 유럽중앙은행(ECB) 기준 환산 시 연간 2.7%, 월간 -0.1%에 해당한다.
4월 2.9%였던 물가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진 배경에는 에너지 부문의 영향이 자리한다. 에너지 가격 오름폭이 전월 10.1%에서 6.6%로 축소됐고, 식료품 분야 역시 1.2%에서 0.4%로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다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는 2.3%에서 2.5%로 오히려 확대됐다.
슈피겔지는 국제유가 하락세와 함께 독일 정부가 이달 초 시행한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인플레이션 완화에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분데스방크는 앞서 이 감면 정책이 물가상승률을 0.25%포인트가량 끌어내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ECB의 중기 목표인 2.0%와는 여전히 거리가 있다. 같은 날 공개된 유로존 주요국 수치도 프랑스 2.8%, 이탈리아 3.3%, 스페인 3.6%로 목표치를 크게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근원물가 압력이 오히려 강화됐다는 점을 들어 이번 지표가 ECB의 긴축 노선을 흔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CB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에너지발 물가 파급 우려가 커지면서 내달 11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공개된 4월 회의록은 이러한 전망에 무게를 실어준다. 다수의 통화정책위원들이 동결 결정을 "간신히 내린 판단"으로 표현하며, 인상안이 상정됐다면 찬성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지난 3월 말 에너지 충격이 일시적이면 관망하되 지속될 경우 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4월 회의에서는 이런 전통적 대응 방식의 유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중동 분쟁이 석 달을 넘어서면서 통화완화를 선호하던 비둘기파 위원들까지 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필립 레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유가가 예상보다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다음 달 ECB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추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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