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젤렌스키 훈장 박탈"…과거사 갈등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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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젤렌스키 훈장 박탈"…과거사 갈등 재점화

연합뉴스 2026-05-29 21:26: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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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협력 옛 무장단체 '영웅' 칭호…"러시아 선전 돕나"

2023년 4월 폴란드 훈장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안제이 두다 당시 폴란드 대통령 2023년 4월 폴란드 훈장 받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 안제이 두다 당시 폴란드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제2차 세계대전 시기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사이 과거사를 둘러싼 갈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폴란드인 1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자국 민족주의 세력을 치켜세워 폴란드 민족감정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29일(현지시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매체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7일 자국 군부대 북부독립특수작전센터에 'UPA의 영웅들'이라는 명예 칭호를 붙였다. 젤렌스키는 이 부대가 영토를 지키는 데 모범적 성과를 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대의 전통을 복원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UPA(우크라이나반란군)는 2차대전 당시 소련에 맞서 싸운 우크라이나 민족주의 무장조직이다. 일부 부대가 나치에 협력하면서 1943∼1944년 폴란드인 약 10만명이 희생된 볼히니아(우크라이나명 볼린) 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폴란드 우파는 이 사건을 정부 차원에서 대량학살로 인정하라고 요구해 왔다. 반면 우크라이나에서는 폴란드의 보복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인도 1만명 안팎 숨진 만큼 일방적 책임은 아니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왼쪽 두번째)과 로만 슈헤비치 UPA 지도자 그려진 우크라이나 벽화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왼쪽 두번째)과 로만 슈헤비치 UPA 지도자 그려진 우크라이나 벽화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민족주의 역사학자인 카롤 나브로츠키 폴란드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2023년 수여한 백독수리 훈장을 박탈하기 위해 내달 훈장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말했다.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UPA 출신 도적과 살인자들을 미화해 유럽 가족이 될 준비가 안 됐음을 입증했다"며 "러시아의 선전에 훌륭한 재료와 상당한 연료를 공급했다"고 맹비난했다. UPA를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한 러시아는 2차대전 당시 민족주의 세력을 추종하는 우크라이나 네오나치 소탕을 전쟁 명분 중 하나로 삼고 있다.

1983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가슴에 달았던 우크라이나 국기를 뗐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더 이상 지지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5일 UPA의 상급 정치조직인 우크라이나민족주의자단체(OUN) 지도자 안드리 멜니크(1890∼1964)의 유해 송환식에도 참석했다.

이스라엘의 야드바셈 홀로코스트 기념관은 "나치 독일에 협력한 조직 지도자를 기리는 건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의 기억을 훼손한다"고 비난했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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