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이 1차 수사 기간을 연장했다. 마지막 한번의 기회가 남았다. ‘노상원 수첩’부터 12·3 내란을 기획한 인물이 누구인지와 2차 계엄 가능성까지 살피기 시작했다. 이제야 약간의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 내란·외환 의혹 수사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이 출범한 지도 석 달이 지났다. 김건희 의혹과 관련해서는 실적이 쌓이는 분위기다. 문제는 12·3 내란 및 외환 수사다. 의외의 인물들이 입건됐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확인하지 못한 부분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정황이 포착됐다는 평가다.
진상규명
필요성
종합특검팀은 지난 2월5일부터 20일간 ▲특별검사보 추천·임명 ▲파견 검사·공무원, 특별수사관 등 구성원 임명 및 채용 ▲운영 예산 신청 및 수령, 사무실 설치 수사 장비 및 자료 확보 ▲특별검사실 조직 구성 및 업무 분장 등을 마쳤다.
같은 달 26일부터 지난 25일까지 종합특검법 제2조 제1항 각 호의 수사 대상별 수사를 준비하고 대상 사건 인지·재기 및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처참하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종합특검팀은 이달 중순 기준으로 경찰과 국방부 내란 특별수사본부 등으로부터 39건(115명)을 이첩받았다. 고발장은 총 26건(57명)이 접수됐고 직접 25건(59명)의 사건을 인지, 4건(5명)을 재기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다른 수사기관으로 재이첩 및 송치한 것은 3건이다.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은 152건이다. 법원은 이 중 102건(67.11%)만 발부했다.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총 113회(203명) 이뤄졌다. 피조사 인원은 총 465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4년 전국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 53만55576건이 청구돼 48만8192건이 발부되는 등 91.2%의 발부율을 나타냈다. 종합특검팀의 수사력이 처참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종합특검팀은 같은 시기 23건의 통신영장을 법원에 청구했으며, 이 중 14건(60.87%)이 발부됐다. 체포영장은 한 건도 청구되지 않았다. 구속영장은 4건이 청구됐으나 2건은 기각됐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수사기관에서 청구한 통신영장이 기각되는 일은 10% 미만이다. 압수수색도 마찬가지다. 보통 80% 이상 발부되는데 종합특검팀 압수수색 영장 발부율이 60%밖에 되지 않는다는 건 수사 전문성이 낮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김건희 의혹' 실적 쌓이기 시작 내란·외환은 글쎄?
국정원, 계엄 적극 동조했나⋯차관급 전원 피의자
종합특검팀은 수사 기간 연장 결정 및 그 사유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전 안보실 1차장 등의 ‘계엄 정당화 메시지 해외 발송 지시’ 의혹 사건으로 정했다.
신 전 실장은 윤석열씨의 지시로 12·3 내란 직전 김 전 차장과 모의해 미국 CIA(미 중앙정보국)에 계엄 정당성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다. 그는 관련 재판에서 비상계엄 선포를 반대해 왔다고 증언했으나 국회 청문회 당시에는 소극적 진술로 일관했다. 김 전 차장은 최근까지 종합특검팀에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두 차례 조사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해결하지 못한 사건 중 하나인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저격했다. 심 전 총장은 박성제 전 법무부 장관과 결탁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 검토를 지시한 의혹을 받는다. 이후 심 전 총장은 윤씨 구속 취소 이후 즉시항고를 포기하기도 했다.
이 연장선에는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도 포함된다. 신 전 본부장은 비상계엄 당시 법무부 교정시설 내 수용 공간 확보를 시도했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윤씨의 충암고등학교 후배인 안성식 전 해양경찰청 기획조정관에 대한 수사도 시작됐다. 그는 합수본 해경 인력 파견 및 총기 휴대 등 비상계엄에 동조한 혐의를 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실에 따르면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이끌던 방첩사는 2024년 1월 합수부 편성안 운영예규 문건을 생성했다. 운영예규에는 비상계엄 선포 시 구성되는 합수부의 임무와 조직, 유관기관에서 파견받을 인원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그간 방첩사, 국가정보원, 경찰청, 군사경찰로만 이뤄졌던 합수부에 해경이 새로운 구성기관으로 급거 포함된 데 있다. 박 의원실은 운영예규에 ▲해경 직제에 수사국이 있는데도 수사 업무와 거리가 먼 ‘국제정보국장 등 일부 인력이 합수부에 파견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당시 해경 국제정보국장이 안 전 조정관이었다는 점 등이 내란을 사전에 준비한 정황이라고 보고 있다.
안 전 조정관은 방첩사가 문건을 생성하기 직전인 2023년 12월20일 방첩사를 방문했다. 안 전 조정관이 방첩사를 방문했던 이유는 안보 수사 업무협의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방첩사 출장을 가고도 출장 결과 등이 담긴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안 전 조정관은 2024년 3월20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여 전 사령관 등과 함께 ‘부대 현황 보고 청취’를 명목으로 방첩사를 방문했다. 같은 해 6월28일 방첩사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안보 범죄 수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박 의원은 “12·3 내란 당시 여 전 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선관위 통제를 위한 경찰력 지원을 요청한 근거가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새로운
정황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17일 안성식을 피의자로 입건한 뒤 내란 부화수행 혐의로 그의 관사와 해양경찰청장·차장실, 정보외사국, 수사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는 현재 직무배제된 상태다. 종합특검팀은 같은 달 27일 안 전 조정관 수사와 관련,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여 전 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방문 조사하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의 지시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차장도 수사 대상이다. 이들은 이 전 장관의 지시로 서울소방재난본부로 하여금 해당 지시를 이행하도록 하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과 홍장원 전 1차장, 윤오준 전 2차장, 황원진 전 3차장, 김남우 전 기획조정실장 등은 내란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홍 전 차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오해가 풀렸다”고 언급했으나 종합특검팀은 “1차는 홍 전 차장의 소명 기회였고 다음 조사에서 혐의점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과 합참 주요 장성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사건은 종합특검팀의 1호 인지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종합특검팀은 이달까지 합참 관계자들을 조사하면서 유의미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특검팀은 최근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과 안찬명 전 합참 작전부장 등 합참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전 의장에게 계엄 선포 직후와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 병력 철수 건의가 있었던 정황을 확인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되고 1시간가량 뒤인 2024년 12월4일 새벽 2시경 합참 관계자가 김 전 의장에게 ‘국회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으니 병력을 빼야 한다’는 취지의 건의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보다 앞선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같은 날 새벽 0시30분에도 한 합참 관계자는 김 전 의장에게 ‘계엄 선포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조언했다.
종합특검팀은 이 같은 조언에도 김 전 의장이 특수전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병력에 복귀 명령을 내리는 등 별도 제지 조처를 하지 않은 것을 근거로 내란에 가담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이후 윤씨의 추가 병력 투입 요청에 김 전 의장이 동조했는지도 살펴보는 등 이른바 ‘2차 계엄’ 준비 의혹도 수사 중이다.
앞서 종합특검팀은 김 전 의장이 비상계엄 당시 국회에 투입됐던 특전사와 수방사가 계엄 사무를 우선하도록 하는 취지의 단편명령을 내린 것이 내란에 동조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단편명령은 부대의 행동 지침 등을 담은 간략한 작전명령을 말한다.
김 전 의장은 단편명령을 수기로 적어 하달했는데, 이와 관련해 합참 관계자는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특전사와 수방사가 사실상 계엄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로 운용되고 있었기에, 합참이 굳이 같은 취지의 문구를 단편명령에 넣을 필요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사
수사 박차
종합특검팀은 김 전 의장에게 단편명령을 내리고 합참 관계자들의 병력 철수 건의 등을 받아들이지 않은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는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고 국방부 장관이 직접 작전을 지휘하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김 전 의장에게 실질적인 병력 통제권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종합특검팀은 국군정보사령부에 대한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과 그의 지시로 만들어진 수사2단을 범죄단체조직 사건으로 규정하고 정성욱 전 2사업단장(대령), 김봉규 전 중앙신문단장(대령)을 입건했다.
권 특검은 이를 수사하기 위해 노 전 사령관 수첩에 적힌 복수의 장소를 직접 방문했다. 연평도 시설과 강원도 화천군 오음리에 위치한 제2하나원이 그 장소다. 제2하나원은 본래 정보사 HID(북파공작부대) 요원들이 숙식하던 데로 특수공작 훈련을 하던 곳이기도 하다.
강호필 전 지상작전사령관도 내중요임무종사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종합특검팀은 강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과 수십 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하고 그가 2024년 초부터 비상계엄이 선포될 줄 알고 있었다고 보고 있다.
실제 강 전 사령관은 2024년 초부터 노 전 사령관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수차례 부정선거 음모론과 관련된 유튜브 링크를 받았다.
강 전 사령관은 이 때문에 신 전 실장이 국방부 장관이던 같은 해 2월 “김용현 경호처장을 말려야 한다. 자꾸 이상한 링크를 보낸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 전 사령관은 2024년 5월부터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민우 전 정보사 여단장에 대한 비위 소문을 듣기도 했다. 여 전 사령관은 박 전 여단장의 비위 의혹을 노 전 사령관에게 들었다.
'2차 계엄 사실상 거부' 강호필 전 사령관도 입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정보사 연결고리 확인 중
강 전 사령관은 합참 차장으로 있던 2024년 7월10일 해외 순방 중인 윤씨를 미국 하와이의 한 호텔에서 김 전 장관(당시 대통령실 경호처장)과 함께 만나기도 했다. 당시 윤씨는 “한동훈은 빨갱이다”라고 말하고, 민주당을 비난하면서 강 전 사령관에게 “군이 참여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
강 전 사령관은 귀국한 뒤인 7월12일 신 전 실장에게 윤씨의 발언을 전하며 “분위기가 상당히 위험한 것 같다. 장관님이 막아야 한다” “조치를 해달라. 대통령이 군을 정치에 끌어들이려 하고 김 전 장관이 위험한 발언을 하며 동조를 강요하니 나는 전역하고 싶다”는 취지로 말했다.
신 전 장관은 “이 자식들이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며 “내가 조치할 테니 너는 전역할 생각하지 말고 업무에 충실하라”는 취지로 답한 뒤 당시 김 전 장관에게 연락해 항의했다. 강 전 사령관은 김 전 의장에게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특히 김 전 의장에게는 사표를 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김 전 의장은 “지금 전역 의사를 표시하면 항명죄로 비칠 수 있으니 장관님(신원식)이 조치하는 것을 지켜보자”는 취지로 답했다. 이틀 뒤인 같은 해 7월14일 김 전 장관은 강 전 차장을 불러 “왜 쓸데없는 소리 하고 돌아다니냐” “대통령 심기 경호 차원의 말이었다”는 취지로 질책했으며 이 자리에서 “전광훈 목사 등 보수도 우리 편”이라는 말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장관 등의 정보사 대북 도발 공작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 제2호의 경우 정보사의 무인기 공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는 2023년 드론작전사령부의 구성 이후 드론사와 공문을 주고받으면서 무인기 공작을 준비한 의혹을 받는다. 지금껏 정보사는 무인기 공작을 준비한 적이 없다.
종합특검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내란 특검팀이 수사했던 드론사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과 정보사의 연결고리를 파헤치고 있다.
주성운 전 1군단장(전 지작사령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방조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4년 12월3일 구삼회 전 여단장이 휴가를 내고 경기 판교 정보사 부대에 가 있을 때, 구 전 여단장과 통화했다. 그는 구 전 여단장의 직속상관인데도 통화 당시 구 전 여단장에게 2기갑여단으로 복귀 지시를 하지 않았다. 주 전 사령관은 지난해 9월 지작사령관에 취임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대장급 인사 때는 이 의혹이 식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주 전 사령관 의혹은 지난해 11월21일 국방부에 꾸려진 ‘헌법존중 정부혁신 TF’에 들어온 제보를 통해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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