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트윈 활용해, 소재의 미세조직까지 설계하는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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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트윈 활용해, 소재의 미세조직까지 설계하는 기술력

이슈메이커 2026-05-29 18:3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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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디지털 트윈 활용해, 소재의 미세조직까지 설계하는 기술력

봉혁종 경상국립대 신소재공학부 금속재료공학전공 교수/응용재료역학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봉혁종 경상국립대 신소재공학부 금속재료공학전공 교수/응용재료역학연구실(사진=임성희 기자)

 

재료공학 기반에 기계공학 융합해 차별화된 기술력 갖춰
철강재료에서 시작해 비철금속까지 다양한 재료 다루며 응용력 높여

금속공학, 재료공학은 오래된 학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재료를 융합하고 합성하며 새로운 소재들이 많이 발굴됐고, 이젠 신소재공학이란 이름으로 기존에 없던 수많은 재료가 다뤄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신소재공학은 차세대 인류의 삶을 책임질 혁신적인 재료들을 다루고 있는 셈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소재의 미세한 조직까지 들여다보고 설계하며 신소재 발굴에 이바지하는 연구를 진행 중인 봉혁종 교수는 철강재료에서부터 마그네슘, 타이타늄 등 비철금속까지 다룰 수 있어 소재 폭이 넓다는 것이 장점이다. 여기에 기계공학적 기술까지 더해진 융합형 소재 개발이 눈에 띈다. 

“재료는 나의 운명”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자신의 이름 때문에, 신소재공학을 선택했다는 봉혁종 교수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밝을 혁(赫), 쇠북 종(鐘)으로 쇠를 빛나게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고 이름을 풀이하며, 금속과 자신의 인연을 소개했다. 할아버지께서 이름을 지어주실 당시, ‘쇠’는 철강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재료였을 것이다. 그 이름에는 쇠처럼 단단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최고가 되라는 뜻이 담겨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게 본능적으로 끌려 금속을 포함한 다양한 재료를 다루는 POSTECH 신소재공학과에 진학했고, 철을 다루는 철강대학원에 진학하며 연구자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봉혁종 교수는 회고했다. 그렇게 그의 이름은 그를 운명처럼 재료연구자로 이끌었다. 

다양한 재료의 변형과 손상 거동을 폭넓게 이해하며 기술력 쌓아
“저는 POSTECH 철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철강대학원은 철강 소재를 중심으로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는 곳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박사학위 이후에는 미국의 The Ohio State University, Pacific Northwest National Laboratory 그리고 한국재료연구원을 거치면서 철강보다는 비철금속 소재, 특히 마그네슘과 타이타늄 소재에 관한 연구를 주로 수행했습니다” 한국재료연구원에서 7년간 근무한 봉혁종 교수는 소성가공 및 재료 모델링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Plasticity(impact factor=12.8, JCR ranking 상위 1.4%)에 제1 저자로 비철 재료 관련 논문 3편을 게재했다. “이 학술지는 해당 분야에서 매우 권위 있는 저널로 평가받기에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는 성과입니다. 이 연구 성과들이 제가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철강, 마그네슘, 타이타늄 등 다양한 금속 소재를 경험하면서 재료의 변형과 손상 거동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고, 이러한 경험이 경상국립대학교에 부임하는 데에도 큰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2025년 3월 경상국립대로 이직하며 교수로서 새로운 발걸음을 뗀 그는 자신이 지도교수님들에게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고 싶었다며 “저의 대학원 시절을 돌아보면, 개인적으로나 연구적으로나 쉽지 않은 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학위를 계속 이어가는 것이 맞는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시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제 두 지도교수님이셨던 Frederic Barlat 교수님과 이명규 교수님께서 저를 격려해 다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셨습니다. 두 분이 계셨기에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학생들에게 단순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이 아닌 인생의 길을 제시해줄 수 있는 교육자가 되는 꿈을 꾸었고, 경상국립대에서 그 꿈을 이뤄 앞으로 좋은 영향을 끼치는 교수가 되고자 끊임없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항공, 에너지, 방산, 모빌리티 분야에 이바지할 연구 진행
“재료공학 기반의 디지털 트윈” 기술을 주제로 응용재료역학연구실을 꾸린 봉혁종 교수는 “금속재료에 외력을 가해 실제 부품의 형상을 만드는 공정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고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덧붙여 그는 “금속재료를 고해상도의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하면 그 안에 매우 다양한 미세조직적 특징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이러한 미세조직에 기반하여 금속재료가 어떠한 성질을 가지게 되는지를 컴퓨터 공간에서 가상으로 예측하고, 이에 기반하여 실제 제품을 만드는 과정을 설계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반 최적화 기법을 재료 연구에 접목하여, 재료 설계와 공정 최적화의 효율성을 높이는 Materials AI Transformation 연구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더 효율적으로 소재의 특성과 공정 조건을 설계할 수 있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실은 지역 산업체와의 협력 연구도 확대해 항공, 에너지, 방산, 모빌리티 분야로의 상용화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재료공학과 기계공학을 함께 바라보는 연구”
봉혁종 교수는 다양한 소재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것에 더해 기계공학적인 연구를 접목해 기술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는 이를 “재료공학이라는 뿌리 위에 기계공학적인 향기와 맛이 나는 열매가 자라나는 연구”라고 표현했다. “우리 연구그룹의 가장 큰 차별점은 재료공학과 기계공학을 함께 바라보는 연구를 한다는 점입니다. 저는 학부 과정에서는 신소재공학을 전공했고, 대학원 과정에서는 재료의 변형과 가공, 그리고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같이 기계공학과 밀접한 연구를 수행하며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즉, 단순히 “이 소재가 어떤 특성을 가지는가”를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 소재가 실제 사용 환경에서 어떻게 변형되고, 손상되며, 얼마나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가”까지 함께 예측하고자 합니다” 연구실의 기술력은 항공, 에너지, 방산, 모빌리티와 같은 첨단 산업 분야에서 크게 인정받을 수 있다. 관련 분야의 소재들은 고온, 고압, 반복하중 등 매우 가혹한 환경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소재 자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실제 부품으로 사용될 때의 거동까지 이해하면 상용화 가능한 고효율, 고내구성의 소재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연구실은 실험, 재료 모델링, 유한요소해석, 인공지능 기반 최적화 기법 등을 함께 활용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합니다. 경상국립대학교는 항공, 우주, 방산 분야를 주요 특성화 영역으로 육성하고 있기에 기계공학, 항공우주공학 등 다양한 분야와 협력할 수 있는 접점이 많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장점을 살려 학과 내 연구 분야를 확장하고, 다른 학문 분야와 협동 연구를 하고자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금속재료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예측 기술과 설계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저희 연구그룹의 목표입니다”

초경량, 고내구성의 연료전지용 소재 개발
한국재료연구원에 재직 시 ‘연료전지 금속분리판용 차세대 초극박 판재의 미세조직 기반 초격차 디지털 트윈 기술 개발’로 한국연구재단 신진 연구과제에 선정된 그는 경상국립대 부임 후에도 과제를 이어가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International Journal of Plasticity에 주저자로 논문을 게재했고, 이외에도 2025년부터 올해까지 상위 10% 이내 국제 학술지에 주저자로 3편의 논문을 게재했다. “현재 과제는 3년 차에 접어들었고, 2029년 3월까지 수행할 예정입니다. 연료전지 스택의 핵심 부품 중의 하나인 금속 분리판은 경량화와 내구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얇으면서도 강하고 안정적인 금속 소재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우리 연구실은 차세대 금속 분리판 소재로 주목받는 종이와 비슷할 만큼 얇은 순 타이타늄 판재를 연구하고 있으며, 이 재료가 외적인 힘을 받을 때 어떻게 변형되는지를 실험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재 내부의 미세조직이 실제 기계적 특성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소재의 거동을 예측할 수 있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라며 “순 타이타늄 판재는 철강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금속재료에 비해 기계적 성질이 매우 독특합니다. 그래서 연구적으로 매우 다루기 어려운 금속재료이지만, 그만큼 과학적으로 흥미롭고 도전적인 소재입니다. 최근에는 이 소재가 보이는 특이한 변형 거동을 연구하면서 매우 재미있게 연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현재 연구실의 가장 큰 규모의 연구과제라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집중해서 즐겁고 적극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봉혁종 교수는 밝혔다.

봉혁종 교수는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고, 제자들의 인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봉혁종 교수는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고, 제자들의 인생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생님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다.(사진=임성희 기자)

“학생들이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특급도우미 되겠다”
이제는 재료공학을 컴퓨터 기술로 이해해야 하는 시대다. 봉혁종 교수도 전통 기술과 신기술의 접점에서 공부하며, 신기술로의 진입에 이바지한 신진연구자이기도 하다. 요샌 학생들이 컴퓨터로 기술을 다루는 걸 낯설어하지 않는다며, 최근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항공·우주·에너지·방산 등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 연구실의 기술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학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봉혁종 교수는 밝혔다. “‘첨단 소재’나 ‘미래 산업’이 실제로는 재료공학의 기본 개념, 실험, 컴퓨터 시뮬레이션, 데이터 분석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컴퓨터를 다루지만, 기본적인 재료공학적 실험이 뒷받침돼야만 완성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라며 그는 “학생들이 첨단 산업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학생이 자신의 관심 분야와 연구실의 연구 방향 사이의 접점을 발견하고, 그 과정에서 연구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봉혁종 교수는 연구의 방법만이 아니라 독립 연구자로 성장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많이 고민한다고 밝혔다. 자신이 교수가 될 수 있게 지원해준 지도교수님들의 조언을 떠올리며 그는 “좋은 논문과 연구 성과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연구실을 거쳐 가며 “내가 성장했다”, “앞으로도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신임 교수로서의 가장 큰 계획이자 책임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연구내용을 소개하며 봉혁종 교수는 내내 웃음을 잃지 않았다. 연구가 재미있고,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 그를 웃음 짓게 하는 것 같았다. 선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미소 버튼인 것이다. 그 버튼이 자주 눌려 연구실의 동력이 되길 바라본다. 첨단 소재는 첨단 산업을 가능하게 하는 출발점이다. 아무리 혁신적인 기술과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이를 구현할 소재가 없다면 현실이 될 수 없다. 인류의 미래를 밝힐 재료를 연구하는 연구실의 행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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