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패러다임을 바꿀 ‘괴물 같은 스케일’이 벌써 빛을 보고 있다.나홍진 감독의 신작 SF 영화 '호프'(HOPE)가 전 세계 200여 개국에 선판매를 완료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역대 최고 수출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29일 투자배급사인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영화 '호프'가 해외 선판매로 한국영화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200여개 국가 및 권역에 배급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호프'가 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 필름마켓에서 파트너십 관계를 맺고 있는 전 세계 주요 국가 및 권역의 배급사들과 계약을 매듭지었다고 알려졌다.
순제작비 절반 조기 회수하며 안정적 수익 구조 확보
이번 대규모 해외 선판매 성과는 영화가 국내외 극장에 정식으로 걸리기도 전에 순제작비의 절반에 달하는 액수를 조기 회수했다는 점에서 영화계 안팎의 이목을 끌고 있다. 플러스엠 측은 구체적인 선판매 금액과 정확한 순제작비 등은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영화계에서는 '호프'의 총 순제작비가 최소 500억 원에서 최대 700억 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막대한 제작비 규모에 따라 국내 극장 관객 수 기준 손익분기점은 대략 800만 명에서 1천200만 명 선으로 형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해외 선판매는 이러한 손익분기점 도달에 대한 부담을 대폭 낮춰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미니멈 개런티 계약과 화려한 글로벌 배급 라인업
영화 '호프' 포스터. /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특히 이번 계약은 일시불 성격의 단순 판매가 아닌 '미니멈 개런티(MG)' 방식으로 체결됐다. 이는 해외 개봉 이후 각국 극장에서 올리는 흥행 성적에 비례해 추가적인 로열티 수익을 정산받을 수 있는 구조다. 배급사 측은 해외 시장에서의 추가 러닝 개런티는 물론 향후 국내 극장 매출과 안방극장 등의 부가 판권 사업까지 연계될 경우 기대치 이상의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호프'의 글로벌 유통을 담당하게 될 배급사 라인업에는 각 권역의 메이저 영화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주목받는 북미 등 영미권 배급은 과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현지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네온(NEON)이 일찌감치 확정해 마케팅을 준비 중이다. 유럽 지역의 경우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권역까지 무비(MUBI)가 배급권을 확보했다. 프랑스와 베네룩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대는 포커스 피쳐스와 유니버설 픽처스 인터내셔널(UPI) 프랑스가 공동으로 유통을 추진한다. 중동, 이스라엘, 아이슬란드, 북유럽 시장은 소니 픽쳐스 월드와이드 애퀴지션스가 판권을 획득했다. 아시아권에서도 일본의 가가(GAGA), 홍콩의 골든 씬(Golden Scene), 베트남의 CGV 베트남 등 각국 유수의 배급사들이 파트너로 합류해 전방위적인 배급망을 구축했다.
외계 생명체와의 대치 속에 담아낸 갈등의 은유
영화 '호프'는 한반도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위치한 가상의 포구 마을 '호포항'을 배경으로 삼는다. 마을의 치안과 행정을 책임지는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이 어느 날 마을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기이한 소식을 접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후 마을에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가 불시착하며 겪게 되는 혼란과 대치 상황을 입체적으로 그린다.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앞서 프랑스 칸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홍진 감독은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와 기획 의도를 상세히 설명했다. 나 감독은 인간 사회에서 발생하는 폭력과 범죄, 그리고 여러 갈등의 근원적 원인을 깊이 고민해 왔다고 밝혔다. 전작인 '곡성'을 통해 초자연적이거나 종교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들여다봤다면 이번 작품인 '호프'에서는 그 시선을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으로 넓혀 접근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영화가 우리 일상과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나쁜 일들과 갈등이 어떻게 유발되고 확장되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과연 사태가 저 정도로까지 커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 대해 '충분히 그렇게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관객에게 시각적으로 전달해보고 싶었다고 짚었다.
황정민·조인성부터 패스벤더 부부까지…'호프'가 완성한 역대급 글로벌 캐스팅 라인업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인터내셔널 예고편 장면 중 일부. / 유튜브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인성과 전 세계적 인지도를 다진 정호연의 동참은 영화의 에너지를 한층 배가한다. 조인성은 포구 마을의 생존을 위해 외계 생명체의 위협에 정면으로 맞서는 주요 인물로 등장해 선 굵은 연기와 몰입감 넘치는 액션을 펼친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정호연 역시 극한의 혼란에 빠진 호포항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투하는 캐릭터를 맡아 세밀한 감정 연기와 강렬한 생동감을 화면에 불어넣는다. 이들이 황정민과 함께 빚어낼 호흡은 마을의 절박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한다.
이들은 영화 속에서 정체불명의 외계인 캐릭터를 직접 소화하며 신비롭고도 위협적인 긴장감을 연출한다. 여기에 영화 '트랜짓', '본즈 앤 올' 등으로 탁월한 연기력을 입증한 신예 테일러 러셀이 합류해 외계 생명체 관련 서사의 핵심적인 열쇠를 쥔 인물로 나선다. 글로벌 배급망 확보의 밑거름이 된 이 해외 배우진의 열연은 극의 몰입도를 극대화한다.
인터내셔널 예고편 300만 뷰 돌파와 누리꾼들의 뜨거운 반응
많은 누리꾼들은 "멋있다. 이런 도전정신이 영화다", "무조건 극장에서 본다"라며 작품이 가진 과감한 연출적 시도에 호평을 보냈다. 특히 정체를 알 수 없는 존재가 주는 모호한 공포가 아닌, 실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연출 방향성에 대해 "무형의 실체로부터 오는 찝찝한 공포가 아니라 진짜 실체가 있어서 마음에 든다", "기존 상상과 완전히 다른 차원의 영화가 나온 것 같다"라는 신선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예고편이 전달하는 비주얼과 사운드에 대한 찬사도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 영화가 아닌 것처럼 이국적이다. 전체적인 무드가 할리우드 괴수물을 연상케 해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우주선이 전면적으로 등장하는 스케일에 배경 음악을 정말 잘 썼다", "이 정도 완성도는 돼야 돈을 내고 극장에 가서 볼 가치가 있다"라며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역대 한국 영화 중 예고편만으로도 이토록 설레고 기다려진 적이 없었다는 목소리와 함께, "이번 영화가 성공한다면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획을 긋는 역사적 지표가 될 것이다", "최고의 한국 영화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국에서도 이런 고품질 장르물이 제작될 수 있다는 점이 놀랍다"라는 전폭적인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폐막한 제79회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현지 공식 시사회와 필름마켓에서 이례적인 호평을 받아낸 '호프'는 올여름 국내 극장가에서 먼저 개봉을 확정했다. 이후 오는 9월 북미 시장 개봉을 필두로 전 세계 영화 시장에 순차적으로 상영을 시작해 글로벌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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