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독립유공자 박진해 선생의 직계 5대손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29일 경찰에 고발했다.
박 후보가 실제로는 매우 먼 ‘22촌 방계’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독립운동가 후손’으로 홍보하며 유권자를 기만했다는 것이다.
독립유공자 박진해 선생의 현손인 박기현씨는 이날 오전 인천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씨는 “최근 박 후보가 각종 언론과 공식 석상에서 자신을 ‘독립유공자의 외손’ 또는 ‘독립 운동가 후손’으로 소개해 왔다”며 “하지만 실상은 혈연관계라고 보기 힘든 22촌 방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즘 시대에는 5촌만 돼도 멀게 느끼는데, 22촌은 사실상 남이나 다름없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남’”이라며 “이를 가지고 후손이라 칭하는 것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온 진짜 후손들에 대한 명예를 짓밟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를 앞두고 표를 얻기 위해 독립운동의 역사를 감성 마케팅의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박 후보 측에 ▲공식 사과 ▲명확한 혈연관계 해명 ▲독립운동 역사 활용에 대한 책임 있는 자세 등을 요구했다.
박씨의 고조부인 박진해 선생은 경북 안동 출신의 독립운동가다. 1919년 3월 안동군 예안면에서 3·1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며 태극기를 배포하고 시위를 이끌다 체포됐다. 이후 징역 1년의 옥고를 치렀으며, 정부는 고인의 공훈을 기려 건국훈장 애족당을 추서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은 앞서 국민의힘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측이 문제를 제기하며 시작됐다. 유 후보는 “박 후보가 오랜 기간 석주 이상룡 선생의 후손임을 자처하며 정치적 자산으로 삼았으나, 조사 결과 22촌 방계임이 확인됐다”며 “이는 단순 과장이 아닌 음험한 대국민 정치 사기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당찬캠프’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캠프 측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직계 고손이자 임청각 종손인 이창수씨의 증언을 인용해 “박 후보의 외가는 우리 가문이 만주로 떠나기 전부터 물심양면으로 도왔고, 귀국 후에도 인연을 이어온 친가족 같은 사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역사의 관계는 단순히 촌수라는 숫자가 아니라 함께 겪은 고통과 헌신으로 측정되는 것”이라며 “숫자 하나로 백년의 인연을 사기극이라 매도하는 유정복 후보야말로 역사 농단이자 독립운동 가문에 대한 모독을 저지르고 있다”고 맞받았다.
법적으로 민법상 친족의 범위는 8촌 이내로 규정된다. 22촌은 일반적인 촌수 계산 범위를 한참 벗어난 것으로, 항렬상 조상이 같을 뿐 사회 통념상 ‘가족’이나 ‘후손’이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인천시장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서 터진 이번 ‘후손 사칭’ 공방은 후보의 도덕성 검증 문제로 번지고 있다. 경찰 수사 결과 박 후보가 선거 공보물이나 발언을 통해 유권자가 오인할 수 있는 수준의 허위 사실을 공표했는지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정책 대결보다는 과거사와 가문을 둘러싼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유권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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