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등 금융권은 취약계층 대출금리 인하, 이자 환급, 수수료 감면, 소상공인 금융지원 등 각종 상생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놨다. 대표적으로 은행권은 최근 소상공인119Plus, 폐업지원대환대출, 햇살론119 등을 본격 시행하며 소상공인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연체 전 차주에 대한 장기분할상환·금리감면, 폐업자 대상 저금리 대환대출, 성실상환자 추가 자금 공급 등을 골자로 한다.
정책서민금융 재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3월 금융권 최초로 미소금융재단에 1000억원을 추가 출연했고, KB금융과 우리금융도 각각 1000억원씩을 더했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고신용자 중심 영업에 따른 ‘체리피킹’ 논란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압박을 받고 있다.
부담은 2금융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카드사는 중저신용자와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급전 수요를 흡수하면서도 카드론·현금서비스 연체율 관리라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비씨·NH농협)의 4월 말 카드론 잔액은 42조983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보다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43조원에 육박했다. 보험업권은 보험계약대출과 가계·기업대출을 통해 자금 수요를 받아내고 있고, 저축은행과 캐피탈사는 중저신용자 비중이 높아 경기 둔화 충격에 더 민감한 구조다.
건전성 지표에는 이미 경고등이 켜졌다. 국내은행의 올해 3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56%을 기록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16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권 연체율은 6%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도 충당금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PF 익스포저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겹치는 저축은행·캐피탈·보험사는 복합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상생금융이 취약차주 보호라는 순기능을 갖지만, 상환능력이 회복되지 않은 차주에 대한 반복적 지원이 잠재부실을 키우는 ‘부실 폭탄 돌리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이 3고 경제의 충격을 완충하고 있지만, 연체율과 PF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무리한 지원은 잠재부실을 키울 수 있다”며 “취약차주 보호와 부실 정리 사이에서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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