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군사 지출 동결 요청…우크라 침공 이후 최대 규모 재정적자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러시아가 올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최대 4조 루블(약 84조 원)을 추가로 지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러시아 재무부 내부 문서를 인용해 안톤 실루아노프 재무장관이 지난 2월 내각에 비(非) 군사 분야 지출 동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 증가가 이유라는 게 FT의 설명이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안보 예산으로 전체 예산의 약 40%에 해당하는 16조8천400억 루블(약 355조 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러시아 재무부는 추가 군사비 지출로 올해 최소 2조 루블(약 42조원)의 재정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전쟁 장기화와 경제 상황 악화가 이어질 경우 예산 부족분이 최대 4조 루블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재무부는 올해 예정된 지출 가운데 2조9천억 루블(약 61조 원)을 우선 동결해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 정부는 당초 올해 재정 적자를 3조8천억 루블(약 80조 원)로 예상했지만, 올해 첫 4개월 동안 이미 적자가 5조9천억 루블(124조5천억 원)에 달했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재정 적자다.
러시아는 최근 국제 유가 급등으로 재정에 일부 숨통이 트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실루아노프 장관은 최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거시경제 환경 변화와 우선순위 분야에 대한 추가 자원 집중 필요성을 반영해 예산을 수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재정이 무한한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지출 삭감 가능성도 시사했다.
러시아 정치권에서도 전쟁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하원 의원인 레나트 술레이마노프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연방 예산의 40%가 국방과 안보에 투입되는 상황에서 정상적인 투자와 경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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