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고(故) 박주원양의 어머니 이기철씨가 권 변호사와 법무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하고, 약정금 청구 부분을 서울중앙지법으로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권 변호사와 당시 소속 법무법인 해미르가 원고에게 위자료 65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또한 법무법인이 별도로 22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유지됐다.
특히 대법은 권 변호사가 뒤늦게 패소 사실을 알리며 작성한 이행각서에 따라 9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이씨의 주장도 받아들였다.
권 변호사는 지난 2023년 이씨에게 학폭 재판 사건이 항소취하 간주된 사실을 통지하면서 ‘2023년 말까지 3000만원, 2024년 말까지 3000만원, 2025년 말까지 3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행각서를 작성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의 잘못이 언론 기사화 등으로 확산되지 않는 게 약정금 지급 조건이었는데, 결국 보도가 됨에 따라 조건이 성취되지 않았다”며 약정금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약정금 지급의 조건이 명시되어 있지 않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행각서에 약정금 지급 조건은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급조건 존재 여부의 해석이 문제될 정도의 관련 문언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며 “이 사건 이행각서는 내용상 문언의 객관적 의미가 명확하고, 그 기재내용이 달리 해석될 여지도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권 변호사는 지난 2016년 학교폭력으로 숨진 박양의 어머니인 이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학교폭력 가해 학생의 부모 등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을 대리했다.
해당 사건은 1심에서 원고 승소했으나 항소심에서 권 변호사가 세 차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2022년 11월 원고패소 판결을 받았다.
현행 민사소송법상 재판의 당사자가 3번 이상 재판에 나오지 않거나 변론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특히 권 변호사는 소가 취하된 뒤 5개월 동안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로 인해 이씨는 대법원에 상고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족 측은 권 변호사가 항소심에 불출석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씨 측 소송 대리인인 이재성 변호사는 대법원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소송기록상 권 변호사가 의도적으로 불출석했다고 볼만한 여러 정황들이 있었다”며 “원심에서부터 이를 주장해왔는데, 각서를 제외한 나머지 상고는 모두 기각돼 파기환송심에서 이를 밝히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본질은 권 변호사가 어떠한 경위에서 불출석하게 됐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러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다”며 “그런 점에서 오늘 대법원의 판단에 대해 많이 아쉬움이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권 변호사는 정확한 불출석 경위를 밝히고 피해유족과 국민들 앞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줬으면 한다”며 “그것이 실추된 법조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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