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법이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에 가담한 여행사 관계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국내 여행사가 중국 범죄조직의 보이스피싱 자금 32억여 원을 세탁하는 창구로 활용됐다. 광주지법은 이에 가담한 일당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광주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는 29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 B씨에게 징역 1년, C씨에게 징역 10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피고인들은 2024년 7월 자신들이 임직원으로 있던 국내 한 여행사를 범죄조직의 자금 세탁 거점으로 내어주었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불법 자금을 해당 여행사 계좌로 송금하면, 피고인들이 이를 다른 정상적인 자금과 뒤섞어 추적이 어렵도록 분산·은닉하는 수법이었다.
이후 돈은 범죄조직의 현금 인출책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갔고, 피고인들은 자금을 세탁해 준 대가로 그중 일부를 여행사 수수료 명목으로 챙겼다.
전형적인 자금세탁 구조였다. 중국에서 자금이 유입되고, 국내 피해금과 섞인 뒤, 다시 해외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피고인들의 여행사 계좌를 통해 반복됐다.
피고인들은 "중국 보수상이 업체를 통해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정상적인 사업 거래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영상 이유로 여행사 임원들이 대거 사임한 상황에서, 남은 임직원인 피고인들이 암묵적·순차적으로 보이스피싱 자금세탁책 역할을 맡은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범행은 범죄 완성의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전기통신금융사기 범죄의 피해가 극심한 해악을 고려할 때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적용됐다. 이 법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더라도 자금 이동에 관여한 경우 무거운 처벌을 규정하고 있다.
자금세탁에 가담한 이상 "몰랐다"거나 "수수료만 받았을 뿐"이라는 항변은 법원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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