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 불균형 흡수 능력 급격히 축소된 상태"
(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 석유 메이저 셰브런의 수장이 중동 전쟁에 따른 실물 원유 재고 고갈을 경고하며 6∼7월 국제 유가의 급격한 랠리를 내다봤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기대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다시 한번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투자은행 주최 콘퍼런스에서 "(원유 시장의 충격을 완화해 주던) 완충 여력이 계속 고갈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이 현재의 수급 불균형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전쟁 초기에 비해 급격히 축소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수주 내 이 압력이 실물 가격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6월, 특히 7월로 접어들면서 상승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발발 전 높은 원유 재고, 미국 전략비축유 방출, 이란·러시아·베네수엘라산 제재 원유 유입 등이 유가 급등을 억제해왔으나 이 완충 여력이 이제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3개월간 봉쇄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하루 1천만∼1천300만 배럴의 석유 공급이 차단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한 주간 유가는 미국과 이란간 종전 협상 합의 기대감으로 10% 하락했으나 이는 실물 공급 부족을 가린 일시적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워스 CEO는 전쟁이 종료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흐름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을 우려했다.
중동 석유·가스 인프라 피해 복구 비용도 수백억 달러에 달해 추가적인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술탄 알-자베르 CEO도 이달 초 "분쟁 전 물동량의 80%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만 최소 4개월이 걸릴 것이고 전쟁 이전 수준의 완전한 원유 흐름 복구는 2027년 1∼2분기 이전에는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워스 CEO는 "또 다른 충격이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정책 입안자들이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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