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 앱에서 20세로 알고 도와준 가출 소녀와 성관계한 20대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알고 보니 16세 미성년자였다. / AI 생성 이미지
채팅 앱에서 만난 20세 여성이 가출했다며 도움을 청해와 재워주고 관계까지 가졌지만, 다음 날 병원에서 16세 미성년자임이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게 된 2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나이를 속인 증거가 있더라도 미성년자의 제강간은 물론 아청법, 실종아동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될 수 있어 한순간의 선의가 걷잡을 수 없는 법적 비극으로 치닫고 있다.
"도와줄 수 있나요?" 하룻밤의 동정, 경찰서에서 끝났다
26세 남성 A씨의 평범했던 저녁은 채팅 애플리케이션 알림 하나로 송두리째 흔들렸다. 프로필에 '20살'로 표기된 여성이 A씨에게 말을 걸어왔다.
대화는 짧았다. 여성은 "가출했는데 도와줄 수 있냐"고 물었고,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곧 A씨의 집으로 찾아온 여성에게 그는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다가 자연스럽게 성관계까지 가졌다.
문제는 다음 날 터졌다. 여성의 요청으로 사후피임약을 처방받기 위해 함께 병원을 찾은 A씨는 접수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마주했다. 여성의 인적 사항을 확인하니 이름도 달랐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만 16세에 불과했던 것이다. 심지어 외국인이었다.
병원 측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은 A씨에게 임의동행을 요구했고, 경찰서에서 A씨는 자신이 하룻밤 재워준 여성이 가출 신고된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나이 속인 증거' 있는데도…의제강간 피해도 첩첩산중
A씨는 억울함을 호소한다. 채팅 앱에 20살로 표기된 대화 내용을 증거로 갖고 있으며, 성적이거나 폭력적인 대화 없이 오직 '도와달라'는 요청에 응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법률적으로 피해자가 만 16세 이상일 경우, 동의 없는 강간이 아닌 이상 '미성년자의 제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이 법적 책임의 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및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위반 혐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출 청소년에게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한 행위가 성관계의 '대가'로 인정될 경우, 아청법상 성매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실종아동법 제7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가출 청소년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호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어,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변호인들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증거 확보 후 진술해야"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다수의 변호사들은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윤영석 변호사는 "가능하다면 입건 자체를 막는 것이 최선입니다. 입건을 막기 위해서는 상대방과 합의해 고소를 막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최선의 방안을 제시했다.
권오영 변호사 역시 "경찰 조사시 채팅어플 대화내용을 켑쳐하여 제출하고, 20세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와 서로 합의하여 성관계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해야 할 것입니다"라며 구체적인 진술 방향을 조언했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A씨가 취할 최선의 방어 전략은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 '20세'로 표기된 채팅 내역을 근거로 미성년자임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해 아청법 위반 등 성범죄 혐의를 벗는 것이다.
둘째, 실종아동법 위반 등 피하기 어려운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 부모와의 합의와 양형 자료 제출에 집중해 처벌 수위를 낮추는 전략이다.
민경철 변호사는 "수사를 받을 때는 꼭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기를 권합니다"라며 "초기 대응이 가장 중요하며 이른 단계에서 법률조력을 받을수록 효과적입니다"라고 그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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