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 필요하면 말해" 12세 원생 추행한 아동센터장…합의했는데 형량은 더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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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필요하면 말해" 12세 원생 추행한 아동센터장…합의했는데 형량은 더 뛰었다

로톡뉴스 2026-05-29 10:41: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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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보호해야 할 12세 원생을 무릎에 앉히고 강제추행한 아동센터장이 항소심에서 오히려 형량이 늘어난 징역 3년 9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2023년 11월 8일 오후 4시경, 포항의 한 아동복지센터 원장실. 센터장 A씨는 12세 원생 B양을 방으로 불렀다.

A씨는 B양에게 현금 1만 원을 쥐여주며 "용돈 필요하면 말해"라고 한 뒤, 자신의 무릎을 가리키며 "여기에 앉아봐"라고 지시했다.

B양이 무릎에 앉자, A씨는 옷 위로 B양의 신체 부위를 수차례 만졌다. 믿고 따르던 센터장의 끔찍한 범행이었다.

친구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진실 밝혔다

충격을 받은 B양은 차마 A씨가 준 돈을 가져가지 못했다. B양은 A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원장실에 들어가 1만 원과 함께 '용돈은 괜찮다'는 취지의 메모를 남겨두고 귀가했다.

다음 날 아침, A씨는 B양에게 변명하듯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가 학습도 열심이고 다른 친구는 마라탕 먹으러 가던데 B는 없어서 상금인데. 동생도 센터 와서 공부하라 하세요." 하지만 B양은 이 사건 직후 사실상 센터 발길을 끊었다.

B양은 누구에게도 알리지 못한 채 가장 친한 친구에게만 비밀을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당일 밤, B양의 어머니에게 다급히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이모, B가 말하지 말랬는데 이게 진짜 심각한 일인 거 같아서 말해요. 원장님이 B한테 전화 와서 원장실로 오라 해서 만 원을 주고 자기 무릎에 앉혀서 가슴 만지고..."

친구의 용기 있는 제보로 범행 전말이 세상에 드러났고, B양의 어머니는 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에 맞춰 A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하이파이브 하다 걸터앉은 것" 황당 변명⋯1심은 징역 2년 6개월

법정에 선 A씨는 혐의를 부인했다. A씨는 "B양이 하이파이브를 하려다가 균형을 잃고 쓰러질 뻔했고, 그 과정에서 내 무릎 끄트머리에 걸터앉는 자세가 되었을 뿐"이라며 추행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B양의 친구가 이 사건을 과장하고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는 이를 단호히 배척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주는 돈을 고사한 것은 평소 주는 용돈과 달리 편하게 받기 저어되는 사정이 있었음을 방증한다"며 "다음 날 이른 아침에 현금 1만 원에 대해 해명하는 듯한 문자를 보낸 점은 피고인 입장에서도 무언가 개운치 않은 구석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고 꼬집었다.

1심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2심서 합의금 2000만 원 내고 용서받았지만⋯형량 증가

쌍방 항소로 이어진 2심(대구고법 제1형사부)에서는 반전이 일어났다.

통상 피고인이 피해자와 합의하면 형량이 줄어들지만, A씨의 형량은 오히려 1년 이상 무거워졌다.

검찰이 항소심 과정에서 공소장 변경을 통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제18조'를 추가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조항은 아동복지시설의 장이나 종사자가 자신이 보호·감독하는 아동에게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원래 정해진 형량의 최대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심에서는 이 가중처벌 조항이 누락되어 있었으나, 2심에서 바로잡히며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가 대폭 상향됐다.

항소심 과정에서 A씨는 뒤늦게 총 2000만 원을 지급하며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했고, 피해자 측 역시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높아진 법의 문턱을 피할 수는 없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아동이 안전함을 느껴야 할 아동센터 원장실 안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범행 장소의 특수성과 범행 수법 측면에서 그 죄질이 불량하며, 비난 가능성 또한 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을 참작해 양형기준 권고형의 하한보다 낮은 형을 정하면서도, 가중된 법정 최하한형인 징역 3년 9개월을 선고했다.

[참고]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 2025노253 판결문 (2025. 10. 2.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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