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경쟁 '생산거점' 싸움으로…국내 기반 유지 해법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미래차 경쟁 '생산거점' 싸움으로…국내 기반 유지 해법은

프라임경제 2026-05-29 10:08:39 신고

3줄요약
[프라임경제] 글로벌 미래차 경쟁의 무게중심이 수출 확대에서 생산거점 확보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국이 관세·보조금·세제·투자심사 등을 앞세워 자국 산업 보호에 나서면서, 자동차산업 경쟁은 기업 간 기술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생산기반 경쟁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이런 변화 속에서 국내 자동차산업도 대응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해외 현지생산 압박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국내 전기차·미래차 생산기반과 배터리·부품 생태계를 유지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는 지난 28일 자동차회관에서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전환과 K-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KAIA는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K-Mobility브릿지재단, 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한국수소연합,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 한국전기차산업협회, 현대기아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KG모빌리티파트너스 등 11개 단체로 구성됐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가 지난 28일 '글로벌 통상 패러다임 전환과 K-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방안'을 주제로 제47회 자동차모빌리티산업발전포럼을 개최했다.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정대진 KAIA 회장은 인사말에서 글로벌 통상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EU 등 주요 수출대상국이 관세와 수출입 통제, 산업지원책을 통해 자국 산업 보호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미국의 232조 자동차 관세와 301조 조사, USMCA 재검토, EU의 산업가속화법 도입과 프랑스 전기차 보조금 개정 등을 언급하며 통상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봤다.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해외 진출도 주요 변수로 제시했다. 중국 브랜드가 아세안·중남미·중동은 물론 유럽과 한국 등 선진 시장까지 빠르게 진입하고 있으며, 단순 수출 확대를 넘어 전략적 현지 거점 구축으로 소재·부품 생태계 전반까지 전선을 넓히고 있다는 설명이다.

◆관세·보조금 넘어 생산거점 경쟁으로

이번 포럼에서 제기된 공통된 문제의식은 미래차 경쟁이 더 이상 완성차업체의 수출 경쟁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느 나라에서 만들고, 어떤 공급망을 갖추며, 어떤 규범과 보조금 체계 안에 들어가느냐가 경쟁력의 일부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조수정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글로벌 통상·산업 환경 변화 속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각적 대응책 점검' 주제발표에서 최근 주요국의 산업정책 변화를 짚었다.

조 교수는 "최근 중국 전기차 생산량이 전 세계의 70%를 넘어서는 가운데 내수로 소화되지 못한 물량이 글로벌시장에 유입되면서 각국은 관세·보조금·수입 및 투자 통제 정책 등을 통해 자국 시장 잠식을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말 하는 정대진 KAIA 회장.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미국은 232조 자동차 관세와 301조 적용, 커넥티드카 규제, IRA 생산세액공제를 함께 활용해 자국 내 생산을 유도하고 중국산 유입을 견제하고 있다. EU는 중국산 전기차 상계관세와 산업가속화법을 통해, 일본은 전략산업촉진세제를 통해 역내 생산 유인에 나선 상태다.

조 교수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무역조치와 외국인투자안보심사 강화,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CPTPP와 한-멕시코 FTA 등 통상 네트워크 다변화, 미래차 기술 경쟁력 확보 노력도 병행 과제로 제시했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의 해외 진출 전략을 생산거점 경쟁의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중국의 해외 진출 거점 다변화와 시사점' 주제발표에서 "중국의 해외거점은 단순 지역 분산이 아니라 생산·공급·인프라 기능이 분화되고 서로 결합된 거점 네트워크 차원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세안이 전기차·배터리·핵심광물 공급망이 결합된 전략 거점으로 육성되고 있으며, 멕시코와 브라질은 북미시장 접근과 핵심광물 확보를 동시에 겨냥한 전략적 생산·공급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EU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거점 확대가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공급망·원산지·탄소규범 대응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의 글로벌 경쟁이 현지 생산과 조달망, 표준, 규범 대응을 포함한 생태계 전체의 경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지현 연구위원은 "우리 역시 해외 거점들과 국내 산업기반 전략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외 현지생산 확대가 국내 생산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전기차·미래차 생산기반과 배터리·부품 생태계를 함께 유지·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국내 기반 약화 막을 장치 필요

이후 허윤 서강대학교 교수 주재로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도 국내 생산기반 유지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참석자들은 글로벌 통상질서가 자유무역 중심에서 경제안보와 산업정책 중심으로 바뀌는 만큼, 국내 자동차산업도 기업 차원의 대응을 넘어 국가 차원의 산업 생태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수정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

박성규 HMG경영연구원 상무의 발언은 산업정책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는 최근 경제안보가 국가안보와 맞물리는 시대로 접어들었다며, 정부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산업 생태계의 기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봤다.

박 상무는 정부가 산업 생태계의 밑바탕 역할을 수행하며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전략은 국내 생산 기반의 유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지난 30년간 자유시장·자유무역이 우세했다면 최근에는 산업정책의 부활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IRA와 관세 등을 연계한 경제안보형 공급망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EU 역시 경제안보 중심으로 통상정책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실장은 중국 전기차·배터리 산업에서는 가격경쟁과 합종연횡 전략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 기업들이 국내외 기업 및 이업종 간 협업을 확대하며 미래차 산업의 기술·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동차산업에 대해 방어적 산업정책을 추진하되 통상 마찰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지원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기차 보조금 역시 탄소중립을 위한 보급형 보조금에서 전략산업 생태계 사수형 보조금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빅테크 기업들의 시장 진입 확대와 중국 자동차산업의 급부상으로 기존 경쟁 구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한국 자동차산업이 수출 중심 산업 구조를 갖고 있는 만큼 주요국 산업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위원은 기업 역량만으로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충전 인프라와 자율주행 등 분야에서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과 실행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지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김영훈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실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도 생산기반 문제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수입 전기차의 국내시장 점유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 비중은 약 31.1%를 차지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구매보조금 중심 지원 구조에서는 전기차 보급 확대가 반드시 국내 생산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짚었다.

부품업계가 처한 부담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부품업계가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기존 내연기관 생산 체계를 유지하면서 미래차 대응을 위한 신규 투자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이중 부담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산업은 인건비와 재료비 등 생산비용 비중이 높아 설비투자 중심의 현행 투자세액공제 체계만으로는 지원 효과에 한계가 있다며, 전기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과 함께 금융·고용·전환 지원 등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정책 믹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의 문제의식은 결국 하나로 모인다. 미래차 시장에서 해외 생산거점 대응은 피하기 어렵지만, 그 흐름이 국내 생산기반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해외시장 대응, 국내 부품 생태계 유지가 따로 움직일 경우 K-모빌리티 경쟁력은 장기적으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산업의 과제는 단순한 보호 논리를 넘어선다. 주요국의 산업정책 경쟁 속에서 통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내 생산과 고용, 부품 생태계 기여도가 정책 지원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밀하게 설계하는 일이다. 미래차 경쟁이 생산거점 싸움으로 바뀌는 만큼, 국내 기반을 지키는 해법 역시 산업정책의 중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