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중단됐던 철거 작업이 사고 이틀여 만에 재개됐다.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현장 / 뉴스1
서울시는 29일 새벽부터 서소문 고가차도 잔여 구조물 긴급 철거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6일 붕괴 사고 이후 현장 작업이 멈춘 지 약 57시간 만이다. 이번 철거는 남은 구조물을 신속하게 제거해 추가 사고 위험을 줄이고 중단된 도로 통행과 철도 운행을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다.
사고 이틀여 만에 철거 재개…30일 새벽 완료 목표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작업중지해제심의위원회가 작업자 안전 조치를 조건으로 철거 재개를 승인함에 따라 즉각 공사에 착수했다고 29일 밝혔다. 노동부는 붕괴 사고 직후 현장에 작업 중지 명령을 내렸고 서울시는 철거계획서를 제출한 뒤 보완 요구 사항을 반영해 재개 승인을 받았다.
철거 작업은 사전 안전 보양과 구조물 철거에 15시간, 마무리 작업에 14시간 등 모두 29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초 40시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서울시는 공법을 바꾸면서 작업 시간을 줄였다. 예정대로 진행되면 30일 오전 5시쯤 철거와 시험 운행 등 후속 절차가 마무리된다.
거더&슬래브 파쇄 압쇄공법 모식도 / 서울시 제공
이번 작업에는 압쇄기를 단 굴삭기 4대가 투입됐다. 압쇄 공법은 유압 장비로 구조물을 부수는 방식이다. 상부 구조물을 하나씩 절단해 크레인으로 들어 올리는 방식보다 빠르게 철거할 수 있고 작업자가 손상된 철거 구간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서울시는 파편 낙하와 철도 시설물 손상을 막기 위한 안전 조치도 함께 진행했다. 현장에는 에어 방음벽이 설치됐고 철도 궤도 위에는 두께 20㎜ 철판과 2m 이상 모래가 깔렸다. 낙하물이 떨어질 경우 충격을 흡수해 선로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공사장 인근 도로는 이날 오후 3시까지 전면 통제된다.
경의중앙선 첫차 재개 목표…열차 운행 차질은 계속
서울시는 철거 작업이 계획대로 끝나면 30일 첫차부터 경의중앙선 운행을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 구간은 경의선 철도가 지나가는 곳이다. 안전 조치와 철거가 끝나기 전까지 고가 아래를 지나는 열차 운행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사고 여파로 KTX와 일반열차 운행 차질도 이어지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29일 전체 열차 735회 가운데 542회만 운행해 운행률은 평시 대비 73.7%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날 운행률 82.3%보다 낮아졌지만 이는 금요일 열차 편성이 평일 중 상대적으로 많은 영향도 반영된 수치다. KTX와 KTX-이음 등 고속열차는 383회 가운데 270회만 운행해 운행률 70.5%를 기록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여파로 일부 열차 운행이 중단된 지난 28일 오전 서울역에 관련 안내문이 나오고 있다. / 뉴스1
운행 중지 구간은 행신역~서울역, 서울역~청량리역이다. ITX-새마을·마음과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도 일부 구간 운행이 조정됐다. 경부·호남·전라선 ITX-새마을·마음은 서울·용산·수원역을 출발·도착역으로 운영하고 무궁화호 경부·호남·전라선은 대전역과 서대전역까지만 운행한다. 장항선 열차는 천안역을 출발·도착역으로 운영한다.
지하철 2호선 일부 구간도 철거 작업 영향으로 한때 운행이 중단됐다. 홍대입구역과 을지로입구역 구간은 전날 밤부터 운행이 멈췄다가 이날 오전 6시 30분쯤 재개됐다. 해당 구간에는 오전 5시 30분부터 대체버스 17대가 투입됐다.
코레일은 사고 복구 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열차 운행이 추가로 조정될 수 있다며 이용객들에게 코레일톡과 홈페이지에서 운행 정보를 미리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운행이 조정된 승차권은 환불해도 위약금이 발생하지 않고 신용카드 결제 승차권은 자동 환불 처리된다.
3명 사망·3명 부상…사고 원인 조사 본격화
앞서 서소문 고가차도에서는 지난 26일 철거 작업 중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일 새벽 거더가 약 2.9㎝ 침하해 공사가 중단됐고 같은 날 오후 현장 안전 진단이 진행되던 중 슬라브 일부가 붕괴했다. 이 사고로 공사 관계자 3명이 숨지고 공무원 3명이 다쳤다.
사고 당시 안전 우려가 제기된 뒤 붕괴가 발생하기까지 약 12시간 동안 구조물 아래를 지나는 열차와 주변 보행 통제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코레일에 따르면 이 시간 동안 고속열차와 전동열차 등 다수 열차가 해당 구간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 현장에서 관계자들이 콘크리트 코어 채취를 하고 있다. / 뉴스1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과 책임자 처벌 방침을 밝힌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산·학·연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재발 방지 대책을 조사하고 있다. 서울시와 시공사가 거더 침하를 확인한 뒤 국가철도공단이나 코레일에 즉시 통보했는지 여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사고는 철거 공사의 위험 관리와 보고 체계, 안전 예산 문제까지 함께 도마에 올렸다. 서울시는 입찰 공고 당시 해당 공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으로 명시했지만 지난해 예산 심사 과정에서 낙하물 방지망 설치 관련 예산 등이 삭감된 사실도 알려졌다.
서울시는 시민 안전과 불편 최소화를 최우선으로 철거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철거가 끝난 뒤에도 사고 원인 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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