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3개월, 일본 원유수입 47% 급감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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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3개월, 일본 원유수입 47% 급감 '반토막'

이데일리 2026-05-29 08:04: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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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지 3개월 만에 일본의 원유 수입이 반토막 났다. 에너지 공급을 중동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구조적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AFP)


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유럽 조사회사 케이플러의 선박 운항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3~5월 일본의 원유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 수입량은 5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같은 기간 중동산 원유 출하량은 48%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전 세계 원유 수출 감소폭(약 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사실상의 해협 봉쇄가 중동 산유국에 직격탄을 안겼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9%, 아랍에미리트(UAE)가 33% 감소하고 쿠웨이트와 이라크는 90% 넘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장악한 이란마저 미군의 이란 항만 ‘역봉쇄’ 여파로 이달 출하량이 87% 급감할 것으로 관측됐다. 사우디는 호르무즈를 거치지 않는 홍해 항로로 수출을 이어가고 있으나 출하 능력은 충돌 이전보다 떨어졌고, 이 항로 역시 예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의 위협에 노출돼 있다.

일본의 3~5월 원유 수입량 감소폭은 세계 상위 10개 원유 수입국 가운데 가장 컸다. 일본은 부족분을 미국산으로 메우고 있다. 충돌 직전인 지난 2월만 해도 원유 수입의 90%를 사우디와 UAE에 의존했으나 이달 들어 그 비중이 60%로 낮아졌다. 반면 2%에 불과하던 미국산 비중은 20%대로 늘었다. 일본은 3월 말부터 비축유를 풀어 국내 소비량 기준 200일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3~5월 나프타 수출은 전 세계적으로 23% 줄었는데, 중동 최대 수출국인 UAE가 87%, 사우디가 27% 각각 감소했다. 세계 2위 수입국인 일본은 나프타 부족으로 식품 포장재를 흑백이나 투명으로 바꾸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지난달 30일 나프타 조달과 관련해 “해를 넘겨서도 계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산 등으로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 이후의 공급 전망에 가닥을 잡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나프타의 경우 세계 1위 수입국인 한국도 3~5월 수입량이 44% 줄어 화학업체들이 감산에 내몰렸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중국(41%)과 싱가포르(30%)도 나프타 수입이 크게 감소한 반면 인도는 43% 늘었다.

원유에서는 나라별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해 중동산 원유 30%를 사들인 세계 최대 수입국 중국은 3~5월 수입량이 18% 줄었고, 인도는 러시아·베네수엘라산 조달을 서두르며 3% 감소에 그쳤다.

유럽은 북해유전과 미국·북아프리카 등으로 조달처가 다양해 그리스(34%)·영국(9%)·스페인(7%)이 오히려 수입을 늘렸다. 반면 동남아에서는 베트남(51%)과 말레이시아(43%)의 감소가 두드러졌고, 세계 최대 의료용 장갑 생산국인 말레이시아는 원료 조달난으로 장갑 수출에 차질을 빚었다.

액화천연가스(LNG)에선 세계 수출의 20%를 차지해온 카타르의 출하량이 94% 급감했다. 지난 3월 말 세계 최대급 생산 거점이 공격받아 생산능력의 17%가 사라졌으며, 카타르 당국자는 설비 복구에 3~5년이 걸린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은 지난해 LNG의 40%를 호주에서, 5%만 카타르에서 들여와 중동산 비중이 작은 덕에 LNG 수입 감소율은 11%에 그쳤다.

중동 정세가 불씨로 남아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조달처 다변화는 일본은 물론 한국 등 아시아 소비국 모두의 과제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지만, 합의에 이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기까지는 한 달가량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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