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미국의 대표적인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3.8% 상승하며 약 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충격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완화 전환이 한층 더 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시간) 4월 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3.8%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2023년 5월(4.0%)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로는 0.4% 상승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3%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2%였다. 대표지수와 근원지수의 전년 대비 상승률은 모두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지만, 전월 대비 상승률은 각각 전망치를 0.1%포인트 밑돌았다.
세부 항목을 보면 재화 가격이 전월보다 0.7% 상승해 전체 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가 반영되면서 휘발유와 기타 에너지 제품 가격이 한 달 새 5.5% 급등,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PCE 상승률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에 이어,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겹치며 지난 2월부터 다시 오름폭을 키우고 있다. 대표지수 기준 연간 상승률은 지난해 4월 2.3%까지 내려갔다가 관세 영향으로 상승 흐름을 이어와 올 2월 2.8%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발발 이후인 3월에는 3.5%로 급등했고, 4월에는 3.8%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자물가의 선행지표로 여겨지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인플레이션 확대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4월 미국 PPI는 전년 동기 대비 6.0% 상승해 향후 소비자물가와 PCE 지수에 추가 상방 압력을 예고했다.
PCE 가격지수는 미국 가계가 실제로 소비하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연준이 ‘연 2% 물가상승률’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으로 삼는 핵심 물가 지표다. 목표치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상승률이 이어지면서, 연준이 조기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환경이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시장은 케빈 워시 의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와 달리 통화 완화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기준으로 올해 12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거나 한 차례 이상 인상할 가능성을 각각 약 5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금리 인하 시나리오는 사실상 후순위로 밀린 셈이다.
채권 시장은 이날 발표된 PCE 지표가 전년 대비 기준으로는 전망에 부합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다소 약하게 나온 데 안도하는 분위기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미 동부시간 오전 9시 기준 4.04%로, 지표 발표 직후 약 0.03%포인트 하락했다. 그럼에도 현재 기준금리(3.50~3.75%)보다 0.5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여전히 반영하고 있다.
실물 지표에서는 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갔지만 소득은 부진했다. 4월 명목 개인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5% 증가해 시장 전망과 일치했다. 반면 명목 개인소득은 전월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0.4% 증가를 예상한 시장 기대를 크게 밑돌았다. 실질 소득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물가와 유가 상승이 겹치면서, 향후 가계의 소비 여력과 경기 모멘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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