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인가를 받은 키움·하나·신한투자증권 3사는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며 선발 4사(한국투자·미래에셋·NH투자·KB증권)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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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인가 후 19영업일 만에 첫 발행어음 상품을 내놓으며 에쿼티 직접 투자 특화 전략을 전면에 내걸었다. 대기업보다 중소·중견 벤처기업, 단순 대출보다 에쿼티 투자를 차별화 포인트로 삼은 이 회사는 AI 기반 희귀질환 진단기업에 초기 스케일업 단계부터 투자해 기술특례 상장을 지원하고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후속 자금조달에도 연속 참여하는 등 기업 성장의 장기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2000억원 규모의 세컨더리 모펀드 출자까지 의결하며 벤처 회수 시장 개척에도 나섰다.
하나증권은 인가 17영업일 만에 상품을 출시한 뒤 차별화 방향을 ‘지역’에서 찾았다.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소재 기업에 의무 투자하는 조합에 출자해 지역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초기 자금 지원에 나섰다. 서울·판교에 집중되는 모험자본의 지역 불균형을 정면으로 다루는 접근으로, 수도권 대형사들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지역 혁신기업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신한투자증권은 계열 자산운용사인 신한자산운용을 통해 올해 3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 시행 이후 업계 최초로 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 1호를 출시하며 BDC 시장 선점에 나섰다. 자산의 60% 이상을 혁신기업 투자와 세컨더리 방식의 지분 매입에 배분해 성장성과 회수 가능성을 동시에 노리는 구조로, 폭넓은 리테일 투자자 기반을 BDC 판매 채널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7파전 경쟁이 달아오르는 사이, 같은 시기 인가를 신청했던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도 조만간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7월 인가를 신청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 해소 과정에서 일정이 다소 지연됐지만 인가 자체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높다.
삼성증권은 이미 올해 4월 증선위 심의를 통과했다. WM 거점점포 불건전 영업행위 관련 제재 절차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만큼 금융위 최종 의결까지 큰 장애물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자기자본이 7조6445억원에 달해 인가 요건을 이미 충족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인가 후 삼성증권 특유의 탄탄한 WM 고객 기반을 활용한 발행어음 조달력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도 이화전기 신주인수권부사채(BW) 관련 수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심사 절차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7조5353억원)은 삼성증권과 엇비슷한 수준으로 체력은 충분하다. 메리츠 특유의 공격적 투자 DNA를 감안하면 인가 이후 모험자본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룹 차원에서 5조원 모험자본 공급 계획을 이미 공언한 만큼, 인가 직후 속도전에 나설 준비는 돼 있다는 평가다.
두 회사가 합류하면 발행어음 시장은 9파전 체제로 재편된다. 54조원을 넘어선 시장에서 조달 경쟁은 더 치열해지겠지만, 모험자본 의무 투자 비율이 2028년 25%까지 높아지는 구조에서 진짜 승부는 그 자금을 혁신기업에 얼마나 실질적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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