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 IT 공룡 카카오가 창립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다. 노사 간 임금교섭 조정이 최종 결렬되면서, 사상 첫 본사 전면 파업이라는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노조는 당장 다음 달 10일 판교역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본격적인 세 과시에 나설 방침이다.
28일 카카오 노조에 따르면, 전날 진행된 임금교섭 2차 조정마저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미 지난 20일 조합원 투쟁 결의대회에서 파업 찬성 안건이 가결된 만큼, 노조 지도부의 결단에 따라 언제든 셧다운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의 핵심 발단은 ‘보상 기준’과 ‘미래 고용 부조화’다. 노사는 마지막까지 성과급 규모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의 성과급 산입 여부를 두고 팽팽히 맞섰다. 사측은 영업이익의 10%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제시하고 500만 원 상당의 RSU를 이에 포함하자고 제안했으나,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4% 수준이 적당하며 RSU는 별도로 계산해야 한다"고 받아쳤다. 여기에 최근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 불거진 계열사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대책을 두고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렸다.
노조 측은 사측의 불통 경영이 파업 위기를 자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그간 반복된 불투명한 성과 보상 구조를 바꾸고 합리적인 분배 기준을 만들자고 요구했으나, 회사는 수동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며 "교섭 도중 일방적으로 성과급을 지급해 신뢰를 깨뜨린 것은 물론, 교섭대표를 수차례 바꾸며 대화의 연속성마저 단절시켰다"고 날을 세웠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즉각 사내 공지를 통해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사내 구성원들에게 "여러 우려와 불확실성을 빠르게 해소하지 못해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서로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고 차이를 대화로 풀어가며, 다시 하나의 카카오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카카오 본사가 실제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카카오톡이나 카카오페이 등 핵심 서비스가 당장 마비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플랫폼 시스템 상당 부분이 자동화되어 있고, 비조합원 인력을 중심으로 최소한의 기본 운영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화될 경우 신규 업데이트 지연이나 돌발 장애 발생 시 대처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으며, 회사가 사활을 걸고 있는 인공지능(AI) 전환 사업에도 대형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면 파업이 드문 IT·플랫폼 업계 특성상, 이번 카카오 사태는 네이버를 비롯한 동종 업계 전반의 성과급 및 고용환경 논의에도 거센 나비효과를 몰고 올 전망이다.
다만 파업 파국을 막을 극적 타협의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노조 측 역시 "조정중지 결정 이후에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해 6월에도 카카오모빌리티가 부분 파업을 단행했으나 이후 극적으로 대화가 재개되며 갈등을 봉합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다음 달 10일 대규모 집회 전 노사가 자율 교섭을 통해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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