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감성에 빠졌다"…타건샵, 게이머 성지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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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닥타닥 감성에 빠졌다"…타건샵, 게이머 성지 넘어 체험형 공간으로

르데스크 2026-05-28 18:16:4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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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부 게이머와 IT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타건샵이 최근 들어 초등학생부터 직장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소비층이 찾는 대중적인 체험형 공간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단순히 키보드를 구매하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스위치의 타건감과 소리, 디자인을 직접 비교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찾는 소비문화가 확산되면서 타건샵 역시 새로운 오프라인 체험 소비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기계식 키보드의 대중화 배경으로 재택근무 확산과 커스텀 소비 트렌드, 스위치 시장 경쟁 심화 등을 꼽고 있다. 과거 소모품에 가까웠던 키보드가 이제는 개인의 취향과 감성을 드러내는 '데스크테리어(Desk+Interior)' 핵심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련 시장도 프리미엄 소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SNS를 중심으로 키캡 키링과 커스텀 키보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계식 키보드가 단순한 IT 주변기기를 넘어 새로운 경험형 취미 시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기계식 키보드 시장이 대중화된 배경에는 기술적 변화가 지목된다. 오랫동안 글로벌 키보드 스위치 시장을 사실상 독점해온 독일 체리(Cherry)사의 키보드 스위치 특허가 만료되면서 다양한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제품 종류와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확대됐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청축·적축·갈축 등 일부 제품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몽돌축·바다축 등 수십 종이 넘는 스위치가 출시되며 소비자 선택 폭도 크게 넓어졌다.

 

컴퓨터 주변기기 업체 브라보텍 관계자는 "체리 스위치 특허 만료 이후 다양한 제조사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스위치 가격이 낮아졌고 소비자 접근성도 크게 높아졌다"며 "기계식 키보드 대중화의 출발점 역시 이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설명했다.

 

▲ 키캡 키링의 열풍으로 타건샵에도 다양한 키캡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진열해놨다. 사진은 용산 아이파크몰의 스웨그키 매장. ⓒ르데스크

  

시장 확대의 결정적인 계기로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꼽힌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집에서 장시간 사용하는 입력 장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이 과정에서 기계식 키보드 수요도 급격히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키보드 판매업체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기계식 키보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단순히 입력만 가능한 제품이 아니라 타건감과 디자인, 소음까지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가 기계식 키보드 시장 성장의 정점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IT기기 소비를 넘어 라이프스타일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직장인 김선주 씨(32·여)는 "재택근무 이후 사무실에서도 회사에서 지급해준 키보드 대신 자신이 원하는 키보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데스크를 꾸미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키보드 역시 인테리어와 취향을 보여주는 요소로 자리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와 SNS를 통해 다양한 키보드 콘텐츠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키캡 키링 열풍이 새로운 소비층 유입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편의점업계까지 관련 상품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키캡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기계식 키보드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들도 자연스럽게 타건샵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CU는 포켓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키캡 키링을, 세븐일레븐은 헬로키티 키캡 제품을 출시했으며 일부 상품은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SNS상 키캡 관련 언급량 역시 올해 2월 한 달 사이 10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 전자랜드 내 세모키 매장과 아이파크몰 스웨그키 매장 등도 키보드 제품과 함께 키캡 키링을 전면 배치하며 관련 소비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다이어리 꾸미기 이른바 '다꾸' 문화에서 시작된 커스터마이징 소비가 키보드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타건샵에는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키보드도 전시돼있다. 사진은 110만원가격의 사이버 보드 키보드. ⓒ르데스크

 

타건샵을 중심으로 형성된 체험형 소비 문화는 자연스럽게 프리미엄 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소비자들도 수십만원대 제품을 구매하는 모습도 낯설지 않다는 것이다.

 

키보드 판매업체 리더스키의 권태영 대표는 "얼마 전에는 중학생 5명이 함께 매장을 방문해 39만원대 리얼포스 키보드를 각각 구매하기도 했다"며 "부모와 함께 방문해 고가 키보드를 구매하는 사례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타건샵에는 100만원이 넘는 초고가 키보드 제품도 전시돼 있다. 프리미엄 키보드 브랜드 '앵그리 미아오(Angry Miao)' 제품이 대표적이다. 기업 고객 수요 역시 확대되는 추세다. 대기업들의 단체 구매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게임용뿐 아니라 사무용 환경 개선 차원에서 프리미엄 키보드를 도입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는 키보드를 단순 입력 장치가 아닌 장기간 사용하는 취향형 가전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여자친구와 함께 타건샵을 찾은 이윤재 씨(25·남)는 "예전에는 몇 가지 스위치만 선택하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개성이 강한 다양한 스위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며 "키보드 역시 언제든 수리하고 커스터마이징하면서 오래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 발전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물리적 키보드 없이 공중 디스플레이 형태로 입력하는 기술까지 상용화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기계식 키보드 특유의 감성 수요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기계식 키보드 시장 성장 배경에 '경험 중심 소비' 확대 흐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히 제품 기능만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사용하는 공간에서 느끼는 감각과 만족감 자체를 소비하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대표는 "직접 자판을 눌렀을 때 느껴지는 촉감과 타건음, 손끝의 감각은 디지털 기술만으로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이 스마트폰 터치와 별개로 기계식 키보드를 찾는 이유 역시 결국 그 감성적인 만족감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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