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의 교통 편의를 위한 '공항철도 급행열차(AREX)'의 미숙한 운영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복잡한 동선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부족해 불편을 겪었다는 민원, 물론 승차권 구매가 어려워 곤욕을 치렀다는 여행 후기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관광산업 활성화 취지에 맞는 후속·보안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REX는 '대한민국과 세계를 연결하는 가장 안전하고 빠른 길'을 목표로 마련된 철도교통 인프라다. 2007년 인천국제공항~김포공항 노선이 개통됐으며 2010년엔 서울역까지 노선이 연장됐다.
"미로 같은 동선에 배려 없는 키오스크" 외국인에겐 '험난한 미션' 수준인 AREX 탑승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우리나라에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677만명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치다. 같은 기간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카드 지출액도 약 1조9200억에 달했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가 관광 관련 업종은 물론 내수 시장 전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에 대한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당장 교통만 놓고 보더라도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족시키기엔 한참 역부족인 수준에 가깝다. 지난해 교통 관련 민원은 전체 민원의 36.7%(639건)에 달했다.
교통 인프라에 대한 불만은 단순 민원에 머무르지 않고 입소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위해 마련한 AREX에 대한 불만이 유독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례로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는 올해 1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서울역에서 AREX 환승 길을 못 찾아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외국인 관광객 안내 콘텐츠를 제작하는 인스타그램 계정 'today__guide(토디 채널)'에는 AREX 승차권 구매를 돕는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그만큼 불편함을 느낀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다는 의미다.
AREX와 관련된 불만은 종착지인 서울역에 유독 집중된 모습이다. 올해 초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에는 일본인 관광객이 일반 열차와 AREX 승차권 기계를 착각해 혼돈을 빚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335만회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같은 플랫폼에 지난 3월 올라온 영상에도 미국인 관광객이 AREX 교통권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 등장했다. 해당 영상은 무려 7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르데스크가 직접 서울역에서 AREX를 이용해 본 결과, 실제로 외국인 입장에서 불편함을 느낄 만한 요소들이 몇몇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타 정차역에 비해 AREX 탑승구까지의 이동 거리가 꽤 길었을 뿐 아니라 동선 또한 복잡했다. 승차원 구매 난이도도 꽤 높았다. 전용 키오스크는 탑승구가 위치한 지하 7층과는 동 떨어진 지하 2층에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외국인 관광객 이용률이 4번째로 많은 지하철역이 바로 서울역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들도 AREX 이용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핀란드 국적의 토마스 씨(Thomas·24·남) 는 "급행열차 출발 시간이 다가오는데 승차권 구매가 어려워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일본 국적의 치히로 씨(Chihiro·42·여)도 "서울 여행 중 이용했던 다른 지하철역에서는 기계를 편리하게 이용했는데 유독 서울역 AREX 이용에서만 애를 먹었다"며 "특히 공항철도 안내 표시를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사용자 중심의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주희 상지대 레저레크레이션학과 교수는 "안내 체계가 부족하거나 구조가 지나치게 복잡하면 관광객의 정신적 부담이 증가하고 심리적 피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언어의 장벽이 있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직관적인 안내문이나 직원의 안내가 더욱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교통 편의는 해당 국가의 이미지와 재방문 의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며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관광 당사자인 외국인의 관점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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