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지역 대표 축제인 ‘여주도자기축제’에서 이벤트 경품으로 중국산 저가 달항아리가 발송된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다.
지난 26일 스레드(Threads)에는 ‘공짜로 받은 거니까 가마니처럼 가만 있어야 할까?’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여주도자기축제 방문 후기 이벤트에 당첨돼 경품으로 미니 달항아리를 받았다”며 말문을 텄다.
A씨는 “택배를 뜯어보고는 눈을 의심했다”며 “여주 도자예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이벤트인데 받은 건 중국산 제품이었다”고 말했다. 함께 공유한 사진에는 도자기 하단에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A씨는 경품 수령 이후 대행사와 주관사의 응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이벤트 대행사에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냈지만 답변이 없었고, 축제 주관사 담당자는 통화에서 ‘경품 안내에 미니 달항아리라고만 써 있지 않느냐’고 했다”며 “여주도자기축제에서 중국산을 떼다 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해당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확산됐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우 축제에서 미국산 고기 선물 세트를 경품으로 준 꼴” “여주시 대표 행사를 저렇게 진행하다니” “응대만 잘 했어도 원만하게 넘어갈 수 있는데 담당자가 일을 키웠다” 등 재단과 대행사 측을 비판했다.
부모가 도자기공으로 10년째 해당 축제 부스를 운영한다는 한 누리꾼은 “부스 참여 업체 중에서는 중국산을 떼다 판매하는 곳은 없다”며 “차라리 업체별로 작은 선물을 준비시키지, 운영 방식에 너무 화가 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재단과 대행사는 사과문을 내고 경위 설명에 나섰다.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은 입장문을 통해 “‘여주도자기축제 SNS 인증샷 이벤트’ 경품과 관련해 시민 여러분께 우려와 걱정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축제 이름으로 진행된 이벤트에서 중국산 저가 제품이 경품으로 지급된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고개 숙였다.
마케팅 대행사 더브리즈 역시 별도의 사과문을 내고 “행사 운영 일정에 맞춰 경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부 제품을 외부 공급처를 통해 확보했고, 이 과정에서 원산지 및 제품 검수 절차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축제의 성격과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 수입산 제품이 일부 경품으로 제공되는 문제가 발생했다”며 “단순한 운영 실수가 아닌 축제의 상징성과 지역 문화에 대한 이해와 책임 의식이 부족했던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발 방지책으로 ▲원산지·품질 사전 검수 강화 ▲협력업체 선정 절차 재정비 ▲행사 전 최종 검수 의무화 ▲민원 응대 기준 개선 등을 약속했다.
이후 A씨는 후기 글을 올려 “대행사에서도 연락을 해왔고, 주관사에서도 사과와 여주 달항아리 재배송 안내를 받았다”면서도 “관계사들이 약속한 개선안들을 잘 지키는지 지켜보고 싶어 작성한 글은 내리지 않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을 ‘단순 실수’로 넘기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축제의 상징성을 고려하면, 경품으로 제공되는 도자기 역시 그 자체로 홍보물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실제 여주도자기축제 소개란에는 해당 행사가 지난 1990년부터 이어진 여주 대표 축제로, 전통 도자기의 예술적 가치 계승과 도자기 문화의 대중화, 우리 도자기의 세계화를 선도해왔다는 설명이 담겨있다. 운영대행 용역 과업설명서에도 시설물과 공연 프로그램 기획에 축제의 정체성과 여주 도자예술의 가치를 반영하도록 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28일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해당 이벤트는 마케팅 운영대행 용역을 통해 진행됐고 대행사가 기획·홍보, 당첨자 안내, 경품 준비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했다”며 “재단이 사전 검수 절차를 확인하지 못한 점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사과했다.
초기 응대 담당자에 대한 내부 조치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전반적인 관리·감독에 대해 사과문을 올렸고,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의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어 구체적인 재발방지 방안에 대해서는 “향후 재단 전체와 관련 부서가 함께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대행사 더브리즈 관계자는 ‘경품 선정·구매와 관련한 내부 조치 여부’를 묻는 <일요시사>의 질의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해당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역 도예인 제품의 경품 활용 방안이 검토됐는지 ▲당초 이벤트 경품에 배정된 예산은 얼마인지 등에 대해서는 “담당 직원이 휴가 중이라 설명이 어렵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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