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바이 차이나'가 온다…해외로 생산기지 옮기는 中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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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바이 차이나'가 온다…해외로 생산기지 옮기는 中기업들

연합뉴스 2026-05-28 17:11: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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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장벽·내수 부진 타개책…미중 투자위, 해외이전 가속화 가능성

과도한 경쟁·노동 문제 등 부작용 우려…미·유럽 업계 '견제'

브라질에서 생산된 BYD 자동차 브라질에서 생산된 BYD 자동차

[신화=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중국 내 단순 제조)에서 '메이드 바이 차이나'(Made by China·중국 기술에 의한 제조)로.

가전제품부터 자동차까지 세상의 거의 모든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던 중국이 이제는 공장 자체를 통째로 수출하는 모양새다.

서방의 관세 장벽과 국내 수요 부진에 직면한 중국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적극 이전하는 것이다.

여기에 이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성사된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투자위원회' 설치가 합의되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 세계가 소비하는 제품의 상당수를 생산해온 중국 제조업체들은 최근 몇 년 새 가격 하락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높아지는 관세까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들 업체는 국내 투자에 신중을 기하게 됐고 해외 생산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대외직접투자는 2024년 대비 7.1% 증가했다. 반면 중국 내 투자는 같은 기간 3.8% 줄어들어 연간 기준 처음으로 감소를 보였다.

중국에서 해외 진출을 뜻하는 '추하이'(出海) 현상은 이미 보편화하고 있으며 일부 정책 결정자들은 추하이가 해외의 현지 시장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 이를 통해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투자위원회는 중국 공장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속도를 내게 하는 요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나오지 않았으나 미국 고위 당직자가 정상회담을 앞두고 설명한 바에 따르면 미중 투자위원회는 미국 내 중국의 투자 계획을 양국 정부가 검토할 수 있게 하는 장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들의 해외 생산 거점 확대 계획은 전기차, 배터리, 가전 등 여러 분야에서 가시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닝더스다이(CATL)는 헝가리, 인도네시아, 스페인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직접 공장을 짓는 대신 포드에 배터리 기술을 라이선스해주는 방식으로 우회 진출했다. 포드는 CATL이 설계한 배터리를 생산하기 위해 미시간주에 30억달러(약 4조5천억원) 규모의 생산시설을 짓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유럽 현지 공장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방안을 유럽 경쟁사들과 논의하고 있다.

지프 제조사 스텔란티스는 이달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두 곳의 각기 다른 중국 기업들과 전기차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포드와 지리도 스페인에서 유사한 거래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도 살펴보고 있다.

중국 가전업체 마이디어는 브라질과 태국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렉트로룩스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와 멕시코에서 공동으로 제조 운영을 하는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일각에서는 중국의 이러한 투자가 현지 제조업에도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예컨대 1980∼90년대에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미국으로의 확장은 미국 자동차 제조사들과 공급업체들이 새로운 방식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 이는 궁극적으로 미국 업체들의 회복력을 좋게 만들었고 자동차 고객들에게도 이익이 됐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경우 자동차 부문 등에 대한 중국의 투자가 2020∼23년 1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했다는 분석도 있다.

2024년 중국의 최대 자동차 수출업체 중 하나인 체리(치루이·奇瑞)는 일본 닛산이 경영난으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장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줬다.

중국 기업에 생산공장 일부를 내주는 것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의 높은 고정비용을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한편에선 중국의 무분별한 진출이 유럽 시장에서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계 특유의 과도한 경쟁 풍토까지 유럽으로 이전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환경에 미칠 영향과 노동자들에 대한 인권 침해 등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BYD는 노동법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지킬 것이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지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BYD의 브라질 공장에서 중국 노동자들이 주 7일 근무하고 매트리스도 없는 침대에서 잤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기숙사에서 노동자 31명이 화장실 1개를 사용했다.

점프스타트 아시아 컨설팅의 설립자인 켈리 라오는 "중국 기업들은 노동 문제에 있어 해외 현지 관례에 적응하기 어려워한다"라면서 "중국식으로 현지에서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관계자들은 BYD의 헝가리 공장이 EU 경제의 7%와 1천300만개의 일자리를 부양하고 있는 역내 자동차 업체들을 약화할 수 있다며 경계했다.

미국에서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견제론이 대두됐다.

최근 미국 민주당 의원 수십명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 자동차업체의 미국 내 생산을 금지하고 멕시코나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중국 자동차의 미국 유입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세계 시장 지배를 노리는 전략적 경쟁자에게 미국 자동차 산업을 넘겨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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