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화 지연 우려 'KF-21'...캐노피 납품까지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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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화 지연 우려 'KF-21'...캐노피 납품까지 ‘삐걱’

한스경제 2026-05-28 17: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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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21 전투기의 무장비행 시험 장면./KAI
KF-21 전투기의 무장비행 시험 장면./KAI

|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지난 2024년 6월 최초 양산 계약 체결 후 현재 본격적인 양산 과정에 있는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이 예산 문제로 전력화 일정에 차질이 우려되는 가운데 조종석 덮개인 ‘캐노피’ 공급까지 제동이 걸려 사업이 제때 진행되는데 있어 빨간불이 켜졌다.

28일 KBS에 따르면 오는 2032년까지 총 120대의 양산 물량을 목표로 하는 KF-21 전투기의 핵심 부품인 캐노피를 납품하는 미국 업체의 몽니에 후속 양산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전날 KBS 보도에는 캐노피를 공급하는 미국 업체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다.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이 업체는 항공·방산 전문 부품 제조사인 텍스타즈(Texstars LLC)로 파악됐다.

텍스타즈는 지난 2017년 1월 KF-21 체계개발 주관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KF-21의) 캐노피·전면 유리(윈드실드) 공급과 관련 다년간의 엔지니어링·제조·개발(EMD) 계약을 체결했다.

▲ 텍스타즈, 캐노피 독보적 기술·트렉 레코드 보유

당시 EMD 계약에 따라 텍스타즈는 KAI 설계팀과 협력해 개발 초기 단계인 KF-21 전투기에 탑재될 단좌 및 복좌형 조종석 캐노피와 조류 충돌 방지 투명 필름이 부착된 윈드실드, 고품질 광학 장치를 개발·공급하기로 했다.

캐노피는 초음속과 급격한 고도·온도·기압 변화를 견디면서 조류 충돌 등 비상 상황에서 조종사를 보호하는 전투기의 핵심 부품이다.

텍스타즈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F-16 전투기 등 주요 군용 항공기 개발 및 양산 사업에 캐노피를 공급해 왔다. F-16 외에도 B-2, EA-6B, A-10, F-15 등 다수의 고정익 전투기에도 장기간 캐노피와 전면 유리 납품 실적을 갖고 있다.

▲ 단가 인상 등 요구 미반영 시 후속 양산 불참 통보

문제는 텍스타즈가 최근 방위사업청에 납품 단가 2~3배 인상과 함께 생산시설 투자까지 요구한 데서 출발한다. 텍스타즈는 이러한 요구가 반영되지 않을 경우 KF-21 후속 양산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방사청에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사청과 재정 당국이 텍스타즈의 요구를 수용하려면 최대 620억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캐노피 공급 차질 가능성이 발생하자 군과 방사청은 텍스타즈를 대체할 다른 공급선 확보를 추진 중이나 텍스타즈에 준하는 성능의 캐노피를 제작할 글로벌 방산 기업은 사실상 찾기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 텍스타즈 요구 수용 시 예산 620억 추가

방사청은 KF-21 블록Ⅰ최초 양산 물량 40대분에 대한 캐노피는 이미 확보했다고 밝혔다. 나머지 후속 양산 물량 80대에 탑재될 캐노피는 국내에서 개발해 조달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개발비용만 200억원 이상 투입되고 공군의 전력화 일정에 맞춰 국산화가 완료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사태와 함께 향후 KF-21의 수출까지 감안해 핵심 부품 국산화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방산업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투기 핵심 부품의 국산화 추진 주장에 원론적으론 공감한다”며 “하지만 주요 부품의 국산화는 현실적으로 무척 어렵고 엔진이나 캐노피까지 100% 국산화한다는 전제하에 KF-21을 개발했다면 기간과 비용, 리스크가 상당 부분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국산화로 해결 추진...현실성 결여

항공엔진과 캐노피 등의 국산화 여부와 관련 설계·시제기 수준은 이미 국내에서 역량이 확인됐다. 다음 단계인 초도 양산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역량의 한계가 나터나기 시작한다. 기술 자립화에 성공한다손 치더라도 품질 편차와 인증 부담 때문에 일정·비용의 리스크가 증가한다는 설명이다. 상위 단계인 안정적인 후속 물량 양산 수준에 이르기 위해서는 공정 축적은 물론 원자재 공급망, 시험설비, 장기 신뢰성 검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방산 전문가는 “국산화의 가장 큰 관건은 ‘만들 수 있느냐’보다 ‘같은 품질로 동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가’이다”라며 “기술적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재 단계에서 ‘국산화 가능’과 ‘해외 선진 방산기업의 제품을 즉시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르려면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후자는 양산 인증과 공급망 안정화까지 모두 마쳐야 비로소 현실이 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항공엔진이나 캐노피의 국산화가 성공했다고 가정할 때 내수용 KF-21에만 적용된다고 하면 사업성이 낮다”며 “결국 수출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들 부품은 미국과 유럽의 3~4개 소수 업체가 규모의 경제로 시장을 주름잡고 있고 설령 수출까지 이어져도 까다로운 성능 검증과 고객의 신뢰성까지 단기간에 얻기는 어렵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한편 텍스타즈의 납품 단가 2~3배 인상과 생산시설 투자 요구 메시지를 받은 주체가 KAI인지 방사청인지 여부와 국산화 계획 등 향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두 곳에 모두 연락을 취했지만 KAI, 방사청 모두 자신들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상대방에게 공을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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