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체 폭력성, 우리 시대와 맞닿아"…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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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폭력성, 우리 시대와 맞닿아"…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연합뉴스 2026-05-28 16:56: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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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예술의전당서 초연…그라임스 역 테너 "아웃사이더 양면성 연기"

인사말하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인사말하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크리스토퍼 벤트리스 테너가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8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피터 그라임스는 사회와 맞서는 '아웃사이더'이면서, 나쁘지도 착하지도 않은 모호한 사람이죠. 그런 양면성을 보여 주려 했습니다."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주인공인 영국 출신 테너 크리스토퍼 벤트리스는 2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신이 연기하는 피터 그라임스를 입체적인 인물로 해석했다.

"그라임스는 주민들의 의심에 내몰리고 사회에 속하지 못하는 인물이지만, 견습 어부인 아이를 괴롭히는 인물이기도 하죠. 그런 깊고 어두운 면을 완벽하게는 아니더라도 보여드리려 합니다."

국립오페라단이 다음 달 18∼21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하는 현대 영어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는 영국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이 '자치구'(The borough)라는 시에서 영감받아 만든 작품이다. 견습 어부를 죽였다는 의심을 받는 어부 피터 그라임스를 둘러싼 오해와 소문이 집단적 폭력, 마녀사냥으로 번지는 과정을 그렸다.

영국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알렉산더 조엘이 지휘봉을 잡고 국립오페라단 '죽음의 도시'를 연출했던 줄리앙 샤바가 이번에도 연출로 참여했다. 그라임스 역에는 크리스토퍼 벤트리스와 함께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인 테너 김재석이 낙점됐다.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이기도 한 박혜진 단장은 "한 인간의 비극을 통해 사회적 편견과 배척, 공동체의 폭력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와도 매우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연출을 맡은 줄리앙 샤바 또한 "'피터 그라임스'는 사회극으로 어떤 마을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이며 지금 시대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라임스의 죽음에 관여하는 볼스트로드 역의 바리톤 양준모는 "오페라를 보고서 공동체의 사회적 문제에 관해 심각하게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인사말하는 알렉산더 조엘 지휘자 인사말하는 알렉산더 조엘 지휘자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알렉산더 조엘 지휘자(가운데)가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열린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5.28 mjkang@yna.co.kr

연출적인 측면에서도 이러한 집단의 광기를 표현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오페라에선 주로 합창을 통해 그라임스를 몰아가는 집단의 압박을 보여 준다.

박 단장은 "합창으로 살아 움직이는 집단적 존재를 표현하며 사회적 압박과 인간의 고독이 충돌하는 구조를 강렬하게 드러낼 예정"이라고 했다.

합창은 어촌 마을의 파도와 폭풍우를 표현하는 데도 활용된다. 파도의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해 합창단원들은 바다와 같은 패턴을 차용한 의상을 입고 역동적 몸짓을 하며 노래할 예정이다.

지휘자 알렉산더 조엘은 "힘 있고 훌륭한 음악은 파도와 폭풍우가 치는 마을을 표현하면서, 동시에 (파도와 같은) 피터의 내면을 암시한다"며 "'피터 그라임스' 음악은 영화적인 느낌을 주며 20세기의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박 단장은 "사실주의와 시적 이미지가 교차하는 무대로 벤저민 브리튼 음악의 긴장감과 깊이를 전달하겠다"며 "오래 기억될 무대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간담회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N스튜디오에서 오페라 '피터 그라임스' 기자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2026.5.28 mjkang@yna.co.kr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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