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6·3 지방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관철동에 있는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일어난 붕괴 사고 여파로 공식 선거 운동을 중단한 이후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선 자리다.
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중구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는 모습. / 공동취재-뉴스1
오 후보는 무거운 표정으로 단상에 올라 사고 수습 대책을 비롯해 여야 균형론, 부동산 공약, 야당 후보 자질 검증 등 선거 전반에 걸친 핵심 쟁점들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서소문 고가차도 사고 수습 및 안전 대책
기자회견의 초반부는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의 안타까운 인명 피해에 대한 깊은 사과와 철저한 사후 대책 마련에 집중됐다. 오 후보는 "서소문 고가 차도 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며 "불의의 사고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큰 슬픔에 잠겨 계실 유가족 여러분께 고개 숙여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날 이후 제 마음은 한순간도 편하지 않았다. 사고 직후 선거운동을 멈춘 것도 무엇보다 사고 수습과 현장 점검이 우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서울시정을 책임졌던 리더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과거 재임 기간 지하철 스크린도어 전 역사 설치와 시내 공공 공사장의 100% CCTV 도입 등을 추진했던 실적을 거론하며 안전 관리 강화를 약속했다. 그는 "그동안 진심으로 시정의 최우선 가치를 언제나 안전에 두었다"며 "서울 전역 공공 공사장에 CCTV 설치 100%를 어렵게 이뤄낸 것도 사고를 줄이고 시민의 불안을 덜기 위한 절박함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이번 일을 겪으며 아직도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는 사실을 절감했다"며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챙기겠다. 스스로를 가혹하게 채찍질하며, 현장의 작은 위험 신호 하나도 놓치지 않도록, 틈새와 사각지대까지 더 집요하게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안전 관리에 대해 "서울시 발주 공사장 모두 100% CCTV가 작동된다"며 "시방서대로, 당초 계획대로 시공되지 않으면 100% 기록되기 때문에 공사장의 빈틈이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합리적 보수 소멸 막아달라" 사전투표 지지 호소
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중구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뉴스1
사전투표를 목전에 둔 시점인 만큼 정치적 균형을 위한 지지 호소도 간절하게 이어졌다. 오 후보는 "서울에서 오세훈마저 무너지면 시민을 대신해 바른말을 할 야당의 존재 자체가 완전히 삭제되는 것"이라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서울마저 내어준다면 이 땅에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를 다시 일으켜 세울 최소한의 바탕조차 소멸하는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을 위해 보수의 마지막 보루를 지켜줄 것을 서울시민에게 강력히 청원했다.
오 후보는 자당의 과오에 대해서도 고개를 숙이며 "국민의힘 역시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렸다.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하지만 합리적인 보수가 다시 일어서서 스스로를 혁신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정치는 견제 장치를 잃고 더욱 비정상적인 폭주를 거듭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가장 낮은 자세로 엎드리되 더 단단한 책임감으로 시민의 앞에서 비바람을 뚫고 서울을 전진시키겠다"며 "남은 기간 동안 도전자의 입장이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뛸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상대 후보 무책임 비판 및 부동산 지옥 해결
상대 진역인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강도 높은 질타도 쏟아졌다. 오 후보는 정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를 핑계로 검증을 피하고 있다는 점을 강하게 비판하며 "토론을 회피하고 검증을 피해 다니는 무책임한 후보, 부패와 무능으로 얼룩진 후보를 내놓은 여당의 행태는 서울 시민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오만함의 극치"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력이 일방적으로 선택한 후보가 아니라, 시민이 직접 검증하고 선택한 후보가 서울을 책임져야 한다. 여러분께서 정권의 폭주에 엄중한 경고장을 보내야만 일방통행식의 비정상 정치도 비로소 멈추고 이 정권이 겸손한 태도로 국정에 임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뉴스1
정 후보가 자신의 의혹 제기를 네거티브라 비판하며 거부하는 것에 대해 오 후보는 "네거티브는 없는 사실을 공격하는 흑색선전"이라고 정의한 뒤 "우리 캠프나 당에서 근거 없는 얘기를 한 것은 하나도 없다. 본인이 과거에 잘못을 저질렀거나 했던 일에 대해 해명을 요구한 것"이라며 유권자를 위한 정상적인 검증 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일축했다.
서울의 가장 예민한 민생 현안인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오 후보는 현 정권의 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지금 서울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만든 비정상적인 집값, 씨가 말라버린 전세와 끝없이 치솟는 월세까지 평범한 시민의 삶이 그야말로 불안과 고통의 연속"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자신이 재개발과 재건축을 활성화해 주택 공급의 길을 열고 서울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탑6 수준으로 끌어올린 실적이 있음을 부각했다. 오 후보는 "저는 막힌 곳을 뚫어내는 법을 알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실제로 주택을 공급해 본 ‘실전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감히 오직 저 오세훈만이 이 부동산 지옥을 바로잡고 시민 여러분의 일상을 지킬 수 있다"고 단언했다.
이와 함께 "사라져가는 내 집 마련의 꿈, 오세훈이 되살리겠다. 호시탐탐 시민을 노리는 세금 폭탄, 오세훈이 막아내겠다. 오직 시민을 위한 투명 행정, 오세훈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낡고 위험한 동네를 완전히 새롭게 만드는 일, 오세훈이기에 가능하다"며 다시금 어필했다.
28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중구 선거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마지막으로 오 후보는 향후 선거 운동 일정과 선거 판세 분석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중단된 선거 운동을 공식적으로 재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오 후보는 "아직 발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 운동 재개를 말씀드리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선거에 서울시민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정책 이슈가 많아 이를 후순위로 돌리기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토론이 끝난 이후 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선거 판세를 두고는 "3%p 안쪽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예측했던 대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분석하며 "3~5%p 뒤진다는 마음으로, 도전자의 입장에서 끝까지 처절하게 뛰겠다"는 끈기를 보였다.
오 후보는 이날 밤 11시에 치러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서울특별시장 후보 초청 대면 토론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토론회는 여야 후보들이 대면해 자질을 검증하는 첫 번째이자 유일한 기회가 될 전망이다. 오 후보는 유권자들을 향해 "사전투표 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열리는 토론회"라며 "천만 시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사람들의 실력과 자질을 검증하는 유일한 기회를 꼭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토론 시청을 독려하며 "꼭 지켜봐 주시고 냉정하게 비교해 달라. 저는 이번 선거가 결국 시민의 승리로 끝날 것이며 시민이 직접 서울의 미래를 지켜내는 역사적인 선거가 되리라 확신한다"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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