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민 폭력에 외국인들 신변 위협…"일자리 빼앗고 범죄 늘린다" 주장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하며 외국인을 겨냥한 폭력이 이어지자 가나 정부가 자국민 수백명을 송환하는 이례적인 조치에 나섰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나 정부는 이날 남아공에 체류하던 자국민 약 300명을 귀국시키기 위해 전세기를 투입했다.
최근 남아공 곳곳에서 반이민 시위가 확산하면서 현지에 거주하던 가나인들이 불안감을 호소한 데 따른 조치다.
가나 정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890여명이 귀국을 신청했으며, 전세기가 곧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귀국자들은 남아공에서 직접 폭력과 협박을 경험했다고 증언했다. 남아공 플래그스태프 지역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다이애나 아쿠포(32)는 가게 문을 닫고 귀가하던 중 남성들에게 쫓기고 막대기로 머리를 맞았다고 말했다.
가나 수도 아크라 공항에서는 귀국자들을 위한 환영 행사가 열렸다. 정부는 귀국자가 가나 각지로 이동할 수 있도록 교통비와 정착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고, 심리 상담도 지원하기로 했다.
남아공에서는 최근 몇 달 사이 반이민 시위가 급증했다. 시위대는 불법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범죄를 늘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일부 단체는 오는 6월 30일까지 모든 불법체류자가 남아공을 떠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최근 시위는 과거보다 조직적인 양상을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1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일부가 이민 문제를 지지층 결집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상당수 시위는 '마치 앤드 마치'(March and March)라는 신생 단체가 주도하고 있으며, 시위 지도자인 은코시코나 은다반다바는 "우리는 흑인 형제들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외국인을 남아공 국민보다 우선하는 시스템과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남아공에서는 2008년 이후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자를 겨냥한 폭력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해왔으며, 당국은 약 20년 가까이 이어진 반이민 공격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피해자는 대부분 다른 아프리카 국가 출신 이주민들이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현재 남아공에는 300만명 이상의 이민자가 거주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64%는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 출신이다. 다만 불법체류자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반이민 시위가 격화하면서 아프리카 각국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가나와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민을 겨냥한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으며 남아공 외교 당국자들을 불러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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