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형마트와 온라인 부문 등 잔존사업부문 전체를 통째로 매각하는 절차를 밟는다. 슈퍼마켓 사업부문(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을 매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본체 매각에 나선 것으로, 극심한 자금난 속에 법원의 최종 회생계획안 인가일을 한 달여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다만 대형마트 업황이 좋지 않은 까닭에 난항이 예상된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대형마트·온라인 부문 등 잔존사업부문의 매각 절차를 본격화했다. 이번 매각은 본격적인 회생 절차를 치르기 전에 회사를 넘기는 ‘인가 전 M&A’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현재 잠재적 매수자들에게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하고 인수자 물색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서울회생법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한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제3의 기업이 인수할 경우 단숨에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로 부상하게 된다”며 인수에 따른 메리트를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다. 홈플러스가 처음부터 ‘일반 공개입찰’ 방식을 택한 것 자체가 매각 전선이 이미 난맥상에 빠졌음을 보여주는 근거로 보인다. 앞서 작년 6월부터 인수자 물색에 나선 홈플러스는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한 후 공개입찰을 이어가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추진했다. 다만 우선협상대상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홈플러스 측 역시 과거 “소비자 구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전환됨에 따른 대형마트 업종의 불확실성과 홈플러스를 둘러싼 사회적 이슈 등으로 M&A 시장에 제한적인 수의 잠재적 인수자만 남아 매각 협의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 바 있다.
대형마트 경쟁력이 이커머스에 밀리면서 산업 입지도 점자 줄어들고 있다. 한 오프라인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프라인 유통이 전처럼 양적 팽창을 하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라며 “이미 주요 경쟁사에선 AI, 물류시스템 도입 등 질적 확장이 이뤄지고 있어, 기존 유통업체들이 인수에 나설 이유가 없다”고 했다.
현재 홈플러스의 경영 상황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 돌입 전까지 126개에 달했던 매장은 공격적인 구조조정을 거치며 104개로 줄었고, 이 중 수익 기여도가 낮은 37개 매장 마저 오는 7월 3일까지 영업을 잠정 중단(셧다운)했다. 현재 정상 가동 중인 매장은 67개로, 1년 남짓한 기간에 사실상 규모가 ‘반토막’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납품사들의 물품 공급 중단이 잇따르면서 진열대는 비었고 유동성이 최악으로 치닫는 등 악순환의 굴레에 빠진 상태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지난 3월 1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투입하고, 최근 익스프레스 부문을 하림 계열 NS홈쇼핑에 1200여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으나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매각 대금이 들어오기까지 약 두 달간의 시차가 존재하는 탓에 ‘급한불’ 끌 물조차 없다.
당장 한 달을 버티기 위해 홈플러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에 1000억원 규모의 초단기 대출(브릿지론)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교착 상태다. 최근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이 보증을 서기로 하며 메리츠 측과 막판 조율에 나섰으나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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