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현장을 촬영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확정받은 정윤석 다큐멘터리 감독이 법원 판결에 불복해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을 청구했다.
28일 정 감독은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대회의실에서 문화연대,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블랙리스트 이후, 언론개혁시민연대, 한국독립영화협회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재판소원 청구 배경을 설명했다.
우선 정 감독은 재판소원 피청구인으로 자신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서울서부지방법원장, 서울고등법원장, 대법원장을 지목했다.
정 감독은 "수사기관과 법관을 지켜보며 예술가로서의 정체성에 큰 혼란이 있었다"며 "법원의 절차를 존중했음에도 대법원이 법치주의 정신을 지키지 않아 예술가의 양심에 따라 재판소원을 청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가에게 있어 표현의 자유는 필수 조건이며, 만약 본 사건이 헌재에서 각하된다면 그 또한 존중할 것이나 객관적 진실로서 이를 받아들일 것"이라며 "입법부와 행정부에는 문화예술인들의 실제적인 처우 개선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서채완 민변 공익인권변론센터 부소장은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기존의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반하는 취지의 재판"이라며 "정 감독이 항소심에서 체포의 위법성을 명시적으로 주장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심리하지 않았고, 상고심에서도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지 않았으므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점에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절차를 거치지 않은 재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변론을 분리하지 않은 것은 소송지휘권의 남용이며 예술의 권리보호를 천명한 헌법 제22조 및 예술인 권리보장법을 위반한 것이고, 법 제68조 제3항 제3호도 위반했다"며 "헌법 제6조 제1항에 의해 국내법적 효력을 가지는 자유권규약 제19조, 제21조도 위반했고, 과잉금지원칙·본질적 내용 침해금지원칙·평등권도 침해했다는 점에서 재판소원 대상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감독은 지난해 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함께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특검으로부터 특수건조물 침입 등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에서 정 감독은 당시 상황을 기록하기 위해 공익적인 차원에서 카메라를 들고 진입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2심 재판부는 정 감독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1심과 달리 2심 재판부는 정 감독이 다른 시위대와 떨어져 촬영에 집중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청사를 관리하는 법원 직원들 입장에서는 정 감독과 난동 가담자들의 진입을 구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해 유죄를 내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지난달 원심 선고를 확정했고 정 감독의 형이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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