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사진/한우자조금 |
기후위기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한우산업이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전통 축산업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한우산업이 이제는 AI(인공지능)와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한 스마트축산 체계를 기반으로 생산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동시에 강화하며 미래형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와 축산농가를 중심으로 AI·ICT 기반 스마트축산 시스템 도입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데이터 기반 정밀 사양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질병 대응과 환경 관리까지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다.
전북 완주군은 AI 기반 스마트축산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한우 농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카메라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소의 발정·분만·이상 행동 등을 실시간 감지하는 ‘AI 기반 가축 이상 징후 탐지 시스템’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강원 태백시 역시 AI 육질 평가 시스템과 ICT 스마트팜 구축 사업을 확대하며 한우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 기반 사양관리 체계를 통해 노동력 부족 문제를 보완하고 생산 효율 개선과 축산환경 관리까지 함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스마트축산 시스템은 농가의 노동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생산성과 환경 효율을 함께 높이는 지속가능한 축산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실시간 모니터링과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출하 시기를 최적화하고 사육 효율을 높이면서 한우 생애 주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저탄소 축산을 위한 기술 도입도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저메탄 사료를 활용하는 농가 지원이 확대되는 가운데 정읍시 등에서 개발한 저메탄 소재 역시 현장 적용이 추진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인증 저탄소 한우 농가들은 평균 대비 10% 이상의 탄소 배출 감축 효과를 보이며 기후위기 시대 축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가축분뇨 처리 기술 고도화 역시 탄소 저감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축산 현장에서는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분뇨 에너지화 시설이 확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메탄 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아울러 퇴비·액비 발효 공정 개선과 정화처리 기술 고도화도 병행되면서 아산화질소와 암모니아 배출 저감에도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축산업 전반의 환경 부담을 낮추기 위한 기술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는 셈이다.
한우산업의 가치는 단순한 축산업에 그치지 않는다. 한우는 사람이 직접 섭취하기 어려운 농업 부산물을 사료 자원으로 활용하며 경축순환농업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대두박과 쌀겨, 볏짚 등 다양한 농업 부산물을 고품질 단백질 자원으로 전환해 자원순환형 농업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우의 가죽과 지방, 콜라겐뿐 아니라 털·혈액·내장 등 다양한 부산물은 화장품과 의약품 등 여러 산업 분야의 원료로 활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자원 재활용 기반의 산업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축산으로의 전환이 앞으로 한우산업의 지속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해 제정·공포된 ‘탄소중립에 따른 한우산업 전환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이른바 ‘한우법’도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해당 법은 한우산업의 탄소 저감 지원과 연구개발, 중장기 수급 안정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담고 있다.
축산환경관리원 역시 저탄소 축산 농가 확대 정책을 추진 중이며 한우업계 또한 AI·ICT 기반 스마트축산 사례 도입을 확대하며 생산 효율 향상과 소비자 신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명규 상지대 스마트팜생명과학과 교수는 “농경 시대의 동반자였던 한우가 이제는 AI와 ICT라는 첨단 기술을 입고 미래형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한우산업은 단순한 축산을 넘어 지구 환경을 생각하는 저탄소 식품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별 특화 스마트기술과 국가 저탄소 정책이 결합되고 가축분뇨 에너지화 및 처리 고도화가 함께 이뤄질 때 한우산업의 탄소 저감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친환경 방식으로 생산된 우리 한우가 미래 세대의 식탁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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