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신체 한쪽이 반대쪽보다 크게 자라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 환아는 양쪽 팔다리 길이뿐 아니라 뼈가 성숙하는 속도도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길이가 긴 쪽의 뼈가 더 일찍 성숙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향후 팔다리 길이 교정 수술 시기를 더 정밀하게 결정하는 근거가 될 전망이다.
서울대병원은 신창호 소아정형외과 교수팀과 이원익 임상강사가 선천성 편측 비대증 및 편측 저형성증 환아 118명을 대상으로 양측 팔다리의 뼈 나이 차이를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Journal of Children’s Orthopaedics’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8일 밝혔다.
선천성 편측 비대증과 편측 저형성증은 신체 한쪽이 반대쪽보다 크거나 작게 자라는 희귀질환이다. 팔다리 길이나 굵기가 비대칭적으로 성장하며, 차이가 심해지면 보행 장애, 척추 측만, 관절 퇴행성 변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실버-러셀 증후군 등 유전적 이상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팔다리 길이 차이를 교정할 때는 성장판 수술이 시행된다. 이때 남은 성장량을 예측하기 위해 뼈 나이 측정이 필요하다. 기존에는 한쪽 뼈 나이를 기준으로 성장량을 예측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진료 현장에서는 양쪽 뼈의 성숙 속도가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2000년 1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검사받은 환아 118명을 분석했다. 대상자는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34명, 실버-러셀 증후군 14명, PIK3CA 연관 과성장 증후군 14명, 특발성군 56명으로 구성됐다.
연구에는 한국 표준 골연령 차트와 수정된 펠스(Fels) 체계가 활용됐다. 특히 연구팀은 기존 손 뼈 나이 측정에 더해 실제 성장판 수술이 주로 이뤄지는 무릎 주변 뼈 나이까지 분석했다. 다리 성장의 약 65%가 무릎 주변에서 이뤄지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분석 결과 단순히 좌우 뼈 나이만 비교했을 때는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길이가 긴 쪽과 짧은 쪽으로 나눠 비교하자 차이가 나타났다. 전체 환아군에서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는 짧은 쪽보다 평균 1.2개월 더 앞섰다.
베크위트-비데만 증후군 환아에서 비대칭성이 두드러졌다. 이들 환아는 길이가 긴 다리의 뼈 나이가 평균 7.1개월 더 많았고, 길이가 긴 팔의 뼈 나이도 3.2개월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뼈 성장 속도 차이가 단순한 좌우 차이가 아니라 질환에 따른 과성장과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실버-러셀 증후군 등 다른 질환군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사지 길이 교정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기존처럼 한쪽 뼈 나이만 기준으로 남은 성장량을 계산하면 최종 다리 길이 차이를 과대평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길이가 긴 쪽 뼈가 더 빨리 성숙한다는 점을 반영하면 불필요한 과교정이나 재수술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창호 서울대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선천성 편측 비대증·저형성증 환자에서 팔다리 길이 차이를 치료할 때는 단순히 길이만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쪽 뼈가 더 빨리 자라고 있는지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가 환아들의 성장 예측과 수술 계획 수립에 실질적인 근거를 제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아암·희귀질환지원사업단의 지원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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