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설 상여·성과급 지급에 상위 20% 소득 '쑥'
물가 영향 제거한 실질 근로소득↓…감소 폭 2년 만에 최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안채원 기자 = 올해 1분기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소득이 0%대 찔끔 증가했다.
대기업 명절 상여금과 성과급 지급 등의 영향으로 상위 20%의 소득 증가세가 두드러졌지만, 소득 하위 20%의 소득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늘어 분배 지표는 6년 만에 가장 악화했다.
국가데이터처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 실질소득 증가율, 3분기 만에 0%대…코스피 활황에 재산소득↑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48만1천원으로 1년 전보다 2.4%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로 근로소득이 0.3% 늘었고, 자영업자 수와 서비스업 생산·소매판매 증가세에 힘입어 사업소득은 2.6% 늘었다. 공적연금 수급자 확대와 수급액 인상으로 이전소득도 9.7% 증가했다.
재산소득도 9.1% 늘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주가 활황의 영향으로 배당 소득이 올라 재산소득에도 반영은 됐다"면서도 "(재산 소득은) 상대 표준오차가 높아 규모보다는 방향성만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거한 1분기 실질소득 증가율은 0.4%다.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해 2분기 0%로 제자리걸음 했고, 3분기 1.5%, 4분기 1.6%로 확대됐으나 다시 쪼그라들었다.
세부적으로 실질 근로소득은 1.7% 줄었다.
실질 근로소득은 작년 3분기 0.8% 줄었다가 4분기 1.5% 늘며 반등했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고꾸라졌다.
실질 근로소득은 2024년 1분기(-4.0%)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실질 사업소득은 0.5%, 실질 이전소득은 7.5% 각각 늘었다.
◇ 상위 20% 소득, 하위 20%의 6.59배…재경부 "양극화 해소 박차"
고소득층일수록 높은 소득 증가율을 보이며 분배 지표는 악화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7만원으로 1년 전보다 2.7% 늘었다. 사업소득이 26.7%, 근로소득이 3.4% 각각 늘었지만 1분위 소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전소득이 0.6% 줄었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천237만8천원으로 4.2% 증가했다.
근로소득 증가율(2.5%)은 1분위보다 낮았지만, 이전소득 증가율(25.1%)이 더 높았다. 설 명절 세뱃돈, 용돈 등이 반영되면서 5분위의 이전소득 증가율이 높아진 것으로 국가데이터처는 분석했다. 사업소득(-1.1%)은 줄었다.
나머지 분위의 소득은 2분위 1.5%, 3분위 1.2%, 4분위 0.5%씩 늘었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6.59배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5.59배)보다 1.0배 포인트(p) 높아진 것으로, 2020년 1분기(6.89배) 이후 가장 높다.
이 수치는 처분가능소득을 가구원 수로 나눈 후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의 몇 배인지를 보는 지표다. 통상적으로 배율이 높아지면 분배가 나빠졌다는 의미다.
다만 분기별 가구소득은 계절성, 변동성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식적인 소득분배 개선 여부는 가계금융복지조사(연간지표)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1분기 명절 상여금, 성과급 지급이 많아 대기업 근로자 위주인 5분위 소득이 더 크게 늘었다"며 "그로 인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양극화 해소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취약계층의 생계 안정 지원을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 긴급 복지 생계지원 등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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