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류경진 부장판사)는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재판과 관련된 배상 명령 신청을 각하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에게 형사보상 절차를 안내하고 선고를 마쳤다.
앞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2024년 12월 3일 당일 밤 21시 9분경 집무실 회동을 마치자마자 2분 만에 국무위원 6명을 특정하여 추가 소집을 지시한 점, 그리고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요구할 계엄 관련 문건이 이미 준비되어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윤석열)은 한 전 총리의 건의와 상관없이 이미 국무위원 소집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법정 진술이 기억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안건 상정 등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는 진술도 이를 뒷받침한다"며 특검측에 공소사실에 대한 범죄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판부는 위증죄의 법리적 성립 요건을 강조했다. 위증죄는 증인이 경험한 사실에 대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할 때 성립하는 것이지, 주관적 평가나 법률적 효력에 관한 의견 진술은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소집된 국무위원들의 모임이 실제로 법률상 국무회의의 의사 정족수를 갖췄는지, 혹은 법률적 효력이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짚으며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소집할 생각이 있었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해당 모임의 성격에 대한 본인의 주관적 평가에 불과하므로 사실관계에 관한 위증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는 당시 한 전 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이 윤 전 대통령의 추가 소집 지시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대통령을 설득해 국무회의를 열기로 했다'고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윤 전 대통령이 갖고 있었던 계획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는 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번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했던 발언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한 전 총리가 '합법적 외관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했느냐"고 특검팀이 질문하자 "국무위원들이 외관을 갖추려고 온 인형도 아니고, 너무 의사가 반영된 질문 아니냐"라고 답했다.
이에 특검팀은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개최하려 했다'는 취지가 담긴 거짓 증언이라고 판단해 한 달 뒤인 12월에 위증 혐의로 윤 전 대통령을 재판에 넘겼다.
이날 무죄 선고로 윤 전 대통령은 위증 혐의에서는 벗어났지만 내란 혐의와 관련한 여러 재판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또한 대통령 경호처를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로 2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며,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지시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도 내달 21일 예정되어 있다.
한편 특검측은 판결문을 면밀히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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