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불매운동과 코로나19로 명동에서 철수했던 유니클로가 재상륙했다. 글로벌 매장 중 매출 상위권을 기록했던 상징적인 무대에서 재기를 노리는 모양새다.
유니클로가 떠난 기간 동안 명동 한복판에는 국내 SPA와 패션 플랫폼들이 대거 자리를 잡았다. 스파오와 탑텐은 물론 무신사까지 가세하며 브랜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 실적을 좌우할 변수는 명동 주요 소비층인 외국인 관광객이다. 다만 K-컬쳐 열풍으로 달라진 명동 소비 지형 속에서 유니클로가 과거 명성을 이어갈진 미지수다.
노재팬·코로나 딛고 5년 만에 명동 재입성
한국인이 사랑하는 SPA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던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여기에 유니클로 본사 임원이 “한국 불매운동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실언으로 파장을 일으키며 거침없던 성장세는 곤두박질쳤다.
민심 악화는 곧장 실적 추락으로 이어졌다. 유니클로는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으며 세계 2위 규모로 상징성이 높았던 명동중앙점 등 전국 수십 개 매장을 닫으며 ‘한국 철수설’까지 거론되는 수모를 겪었다.
유니클로 국내 사업을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실적은 당시 내리막길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매운동 여파가 본격 반영된 2020년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액은 6297억원으로 반 토막 났으며 88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양국 관계 회복과 엔데믹이 돼서야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25년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매출액은 1조3523억원, 영업이익이 2704억원을 기록하며 불매운동 이전 수준으로 외형을 회복했다. 유니클로는 이에 힘입어 지난 22일 국내 최대 매장인 명동 한복판으로 5년 만에 복귀했다.
토종 SPA·무신사 가세…명동 상권 선점 경쟁
유니클로가 명동을 비운 사이 국내 시장 지형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탑텐과 스파오 등 토종 SPA 브랜드들이 선점한 데 이어 무신사까지 플래그십 스토어를 앞세워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냈다. 특히 무신사는 유니클로가 명동 복귀를 선언한 당일 ‘명동중앙점’을 출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토종 SPA들이 활발해진 흐름으로 달라진 명동 상권은 복귀한 유니클로에 부담 요인일 수 있다. 현재 명동은 토종 브랜드를 비롯해 마뗑킴, 코오롱스포츠 등 K-패션 브랜드들이 상권 중심축을 장악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과거와 같은 독점적 집객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유니클로가 반격하는 추세는 매섭다. 올해 1분기 신용·체크카드 합산 결제추정금액 조사 결과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리테일 브랜드는 유니클로로 성장률이 81.4%를 기록했다. 무신사 역시 28.7% 성장하며 뒤를 이었으나 유니클로가 성장 폭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증명했다.
K-브랜드로 쏠리는 외국인…달라진 쇼핑 트렌드가 변수
현재 명동 상권은 방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국내 브랜드로 쏠리는 K-패션 성지로 재편됐다. 전 세계적 K-컬처 열풍으로 한국 문화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보이는 소비 패턴은 주로 국내 로컬 브랜드로 향했다.
무신사가 명동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외국인 고객이 내국인을 앞질렀다. 무신사 스탠다드 명동점 올해 1~5월 외국인 매출 비중은 56%를 기록했다. 또한 무신사 스토어 명동은 지난 4월 외국인 판매 비중이 70%를 돌파했다.
스파오 명동점 역시 외국인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한다. 지난해 기준 국적별 매출 비중은 중국·대만이 각각 30%로 가장 높았고 일본 18%, 싱가포르 8% 순이었다. 이들은 한국에서만 구매 가능한 캐릭터나 로컬 IP 협업 상품 소비에 주력한 양상이다.
스파오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스파오 자체 캐릭터를 비롯해 로컬 IP 협업 컬렉션 등 한국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상품이 외국인에게 가장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전과 달리 토종 브랜드를 중심으로 쇼핑 트렌드가 변화한 만큼 복귀한 유니클로가 과거와 같은 명성을 재현하기 어려울 수 있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유니클로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국내 브랜드들에 대응할 명동점만의 전략을 묻는 질문에 “명동점은 국내 최대 규모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전 라인업과 콜라보 컬렉션을 모두 갖췄다”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타겟으로 명동점에서만 제공하는 로컬 파트너 협업 티셔츠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UTme), 한국 일러스트레이터와 협업한 자수 패치 등 단독 콘텐츠로 차별화에 나설 것이다”라고 답했다.
마선주 기자 msjx0@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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