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지사기에서 원금 이상 수익을 낸 제3자에게 피해금을 청구할 길이 있다. 제3자가 사기임을 알고도 돈을 받았다는 '악의'를 입증하면, 받은 이익 전액과 법정이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AI 생성 이미지
폰지사기 주범이 아닌, 원금 이상 배당금을 챙겨간 제3자에게 피해금을 돌려받을 길이 있다. 피해자 돈이 주범을 거쳐 제3자에게 '즉시 이체'된 명확한 꼬리표 내역을 확보했다면, 그가 사기임을 알고도 돈을 받았다는 '악의'를 입증해 원금과 법정이자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게 법률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다만, 소송 제기 시 청구 금액과 이자 계산법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승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1.6억 폰지사기 피해, '원금 초과' 제3자에게 돈 받을 수 있나?
폰지 사기로 1.6억 원의 피해를 본 A 씨. 그는 주범이 아닌, 주범으로부터 원금을 초과하는 배당금을 받아 간 제3자 B씨에게 주목했다. A씨가 주범에게 돈을 보내면 '몇 분 만에' B씨에게 즉시 이체된 명확한 자금 흐름을 다수 확보했기 때문이다.
A씨는 B씨가 대략 2024년 1월경부터 사기라는 사실을 알고도 돈을 계속 받았다고 보고, 1.6억 원을 돌려받기 위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
문제는 B씨가 사기임을 안 2024년 1월 이후의 금액만으로는 1.6억 원을 채울 수 없다는 점이다. 과연 사기인 줄 모르고 받은 1월 이전 금액까지 합쳐서 청구할 수 있을까? 또 이자는 어떻게 계산해야 할까?
'알고 받았다' vs '모르고 받았다', 반환 범위 가르는 결정적 차이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민법상 ‘선의의 수익자’와 ‘악의의 수익자’ 개념을 먼저 설명한다.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얻은 경우, 그 사실을 몰랐던 ‘선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이 남아 있는 한도(현존이익)에서만 돌려줄 책임이 있다.
반면, 사기인 줄 알면서도 이익을 챙긴 ‘악의의 수익자’는 받은 이익 전액에 법정이자, 나아가 추가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민법 제748조).
즉, B씨를 '악의의 수익자'로 인정받는 시점이 언제인지에 따라 A씨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의 범위가 극명하게 달라진다.
변호사들 "청구서는 쪼개라"…실무상 '필승' 전략은?
그렇다면 소송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 변호사들은 청구 금액을 시기별로 나눠 이자를 달리 계산하는 '분리 청구'가 핵심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무룡 변호사(법무법인 해답)는 "2024년 1월 이전 수령분은 민법 제748조 1항에 따라 현존이익 범위 내 원금 반환만 청구 가능하고, 1월 이후 악의 수익자 해당분은 같은 조 2항에 따라 받은 이익 전부에 법정이자 및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고 명확히 구분했다.
섣불리 소송을 나누어 제기하는 것도 금물이다.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는 "기간을 나눠 일부만 먼저 소송했다가 나중에 추가로 청구하면, 나중 청구가 막히는 문제가 생길 수 있어(일부청구) 처음부터 범위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결국, 1.6억 원 전액에 대해 하나의 소송을 제기하되, 청구서 내용에는 B씨가 사기를 인지하기 전과 후의 금액을 나누어 이자 기산일을 달리 적용하는 것이 실무상 가장 안전하고 정확한 방법이다.
"자동 인정은 없다"…승소 열쇠는 '악의' 입증에 달려
이처럼 정교한 소송 전략을 짜더라도 가장 넘기 힘든 산은 제3자의 '악의'를 입증하는 것이다.
이성준 변호사(법률사무소 청건)는 "제3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지만, 단순히 주범에게 입금한 돈이 몇 분 뒤 제3자에게 이체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자동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라며 입증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하지만 A씨가 확보한 '즉시 이체' 내역은 이 난관을 돌파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귀하가 확보한 '입금 직후 몇 분 내 즉시 패스' 계좌 흐름은,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자금세탁·순환 구조 인식 정황으로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소송의 성패는 A씨의 '꼬리표 붙은' 계좌 내역을 발판 삼아 B씨가 사기임을 알았다는 점을 얼마나 촘촘하게 증명해 내느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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