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협력 확대 한목소리, ‘대타협’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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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 협력 확대 한목소리, ‘대타협’은 없어

이슈메이커 2026-05-28 09:32: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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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협력 확대 한목소리, ‘대타협’은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월 14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양국 관계와 대만 문제, 글로벌 현안 등을 논의했다. 국제 경제와 안보 질서의 향배를 좌우할 두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135분 마라톤 회담 가져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양국 정상은 135분간 이어진 회담에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한 데 이어 톈탄 공원을 산책하고 국빈 만찬을 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했으나 구체적인 합의나 공동성명 발표 등 가시적인 결과물은 내놓지 못했다.


  시진핑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새 틀로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를 제시했다. 시 주석은 “향후 3년 또는 그 이상의 중미 관계에 전략적 지침을 제공할 것”이라며 협력을 중심으로 하되 경쟁은 절제되고 이견은 통제 가능하며 평화가 지속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제 문제와 관련해 “중미 경제·무역 관계의 본질은 상호 호혜와 윈윈”이라며 “이견과 마찰에 직면했을 때 평등한 협상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에서 중국과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매우 좋고 나는 시 주석과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고 가장 좋은 양국 정상 간 관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은 위대한 지도자이고 중국은 위대한 국가이며 나는 시 주석과 중국 국민을 매우 존중한다”며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이견을 적절히 해결해 역사상 최고의 미중 관계를 열고 양국의 더욱 아름다운 미래를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강력한 국가들”이라며 “미중 협력은 양국과 세계를 위해 많은 큰일과 좋은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베이징을 방문한 것은 집권 1기였던 2017년 이후 약 9년 만이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다만 대만 문제에 대해 시 주석은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진핑 주석은 “대만 문제는 중미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며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분쟁으로 이어져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는 중미 양측의 최대 공약수라며 미국을 향해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 문제 논의 여부를 묻는 말에 답하지 않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수출과 관련해 라이칭더 대만 총통과 통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중동 정세와 관련해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고,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화와 통행료 부과에도 반대 입장을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공동 기자회견 등 가시적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공동 기자회견 등 가시적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이번 회담에서 공동성명이나 합의문, 공동 기자회견 등 가시적 결과물은 나오지 않았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이란전 돌파구 찾기 난제 빠진 트럼프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나 이란전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복합적인 외교·경제 압박에 직면한 모습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이란전 장기화와 그에 따른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 지지율 하락 등의 부담 속에서 이뤄졌다며 “이란과의 전쟁과 경제적 부담이 그의 외교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웠다”고 평가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에 미국의 기술·금융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거 대동하며 경제 협력 확대 가능성을 모색했으나,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양국 관계의 핵심 현안으로 전면에 내세우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보잉사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고 미국산 농산물·에너지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발표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지렛대로 사용한 상호관세 조치가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무효화 된 데다, 이란전 장기화에 따른 경제적 부담까지 겹치며 경제·외교적 레버리지가 지난해보다 약화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란전과 관련한 중국의 협조 약속 역시 뚜렷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뒤 시 주석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원하며 이를 위해 도움을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해선 안 된다는 데에도 시 주석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CNN은 “이는 중국이 이전에도 했던 발언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서 특별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귀국했다고 지적했다.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나 이란전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복합적인 외교·경제 압박에 직면한 모습이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기대했던 수준의 성과나 이란전 돌파구를 확보하지 못한 채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복합적인 외교·경제 압박에 직면한 모습이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이에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전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부 내에서도 추가 공습 등 공격적인 접근을 주장하는 목소리와 외교적 해법을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욱이 미국의 종전안에 대한 이란의 최근 반응과 강경 발언으로 인해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란이 협상에 진지한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시 주석과 등을 진 채 걷는 모습과 자신이 시 주석과 악수하는 모습을 대비한 이미지를 올리며 “엄청난 차이”라고 적었다. 이는 자신이 시 주석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하며 중국으로부터 더 큰 존중과 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진행한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취임한 뒤 미국이 다시 존경받는 나라가 됐다면서 “2년 전만 하더라도 바이든이 이곳에 왔다면 시 주석과 만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시진핑 국가 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다. ⓒOfficial White House Photo by Daniel Torok/Flickr

 

푸틴 만난 시진핑, ‘안보 공동전선’ 재확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떠난 중국 베이징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곧바로 방문했다. 불과 일주일 사이 미국과 러시아 정상을 잇달아 맞이하는 전례 없는 외교 무대를 연출하면서 시 주석의 외교력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 관리 필요성과 러시아와의 전략 공조 유지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기 때문이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미국의 이란 공격을 한목소리로 비판하면서 우크라이나·일본 등 각자의 전략적 이익이 걸린 국제 문제에서 굳건한 지지를 표명했다. 두 사람이 서명한 ‘중국과 러시아의 전면적 전략 협조의 진일보한 강화와 선린 우호 협력의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은 “양국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군사 타격한 것이 국제법과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위반했고, 중동 지역 정세의 안정을 심각하게 파괴했다고 일치되게 인식한다”고 밝혔다. 공동성명은 “(양국은) 충돌 당사국이 응당 대화·협상의 궤도로 조속히 복귀하고 전쟁의 연장과 외부 확산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며 “국제 사회가 객관·공정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정세가 완화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추진하고, 국제 관계의 기본 준칙을 함께 수호해야 한다고 호소한다”고 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이란은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데 동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촉구했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날 중러 정상은 이란의 핵무기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뺀 채 미국을 비판하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러 정상은 미국을 ‘개별 국가’ 등의 표현으로 직·간접 거론하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해 비판 메시지를 던졌다. 공동성명은 “개별 국가가 패권주의를 신봉하면서 신식민주의적 사고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그 침략적 정책은 국제 경쟁을 국제 경쟁을 더 격렬하게 하고 국제 사무의 긴장 태세를 지속해서 높이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타국의 주권을 침해하고 타국의 경제와 과학·기술 발전을 억제하면서 다극 세계 구축에 장애물을 설치한다”고 했다.


  이어 중러 정상은 “개별 핵무기 보유국이 다른 핵무기 보유국에 대해 취하는 모든 종류의 도발적 행동과 적대적 행위에 반대한다”며 “일부 핵무기 보유국은 힘의 우월성에 사로잡힌 채 절대적인 안보·군사 우위를 도모하면서 다른 핵무기 보유국 부근에 군사 전략 인프라와 전략 공격형·방어형 무기를 배치하고, 군사 동맹을 무절제하게 확대하면서 핵무기 보유국 간의 긴장 관계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양국은 ‘일부 핵 보유국과 동맹국’이 다른 핵 보유국을 겨냥해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상황에 공동 대응해나가겠다며 미국·일본의 대(對)중국 미사일 배치를 지목하거나, 미국의 다층적 방어 시스템 ‘골든 돔’이 전략적 안정을 훼손한다고 직접 비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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