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CBS에서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 5인이 참석한 토론회가 열렸다.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가 주최한 이날 토론은 약 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선거일을 일주일 앞두고 후보 간 검증 공방이 집중됐다.
이번 토론에는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김재연 진보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가 참여했다. 특히 주도권 자유 토론에서는 김용남 후보와 조국 후보 관련 사안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며 공방이 격화됐다.
"왜 평택인가"…부채감·범죄자 색출·정치적 고향 등 언급
첫 질문은 자신에게 평택은 어떤 곳인지와 출마 이유에 관한 것이었다.
김재연 후보는 "저에게 평택이란 오랜 부채감이다. 2006년 평택 미군기지가 확장·이전될 때 살던 땅에서 쫓겨나야 했던 대추리 주민들 곁에 함께 있었다. 절규하던 주민들과 함께 연행됐던 5월 4일을 잊을 수가 없다"며 "2009년에는 대규모 정리해고에 맞서던 쌍용차 노동자들의 파업 현장에도 함께 있었다. 해고 이후 생계 어려움과 손배·가압류에 시달리다 서른 분 가까운 분이 세상을 떠났고, 노란봉투법은 지난해에야 국회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이 겪은 아픔의 시간이 긴 부채감으로 남아 있다"며 "아픔을 딛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평택을 만들기 위해 진보 정치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의동 후보는 김용남·조국 후보를 겨냥해 "평택이 범죄 도피처가 될 상황"이라며 "귀한 남의 자식 정강이를 구둣발로 걷어차고 서민의 고혈을 빨아먹는 고금리 사채업을 차명으로 운영한 후보가 있고, 자기 자식 성공시키겠다고 문서를 조작해 남의 자식 피눈물 흘리게 한 입시 비리범이 있다.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겠다"고 말했다.
조국 후보는 "평택은 제가 사랑하는 마지막 고향이 될 것이고, 첫 지역구이자 정치적 고향이 될 것"이라며 "평택이라는 한자는 평등할 평, 연못 택 자를 쓴다. 이름 그대로 평등이 실현되는 연못이 평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평택은 동쪽과 서쪽, 구도심과 신도심,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존재한다"며 "모든 시민이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연못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후보는 "안보, 경제, 물류, 농어촌, 게다가 미국까지 있는 곳이 평택"이라며 "대한민국의 심장"이라고 말했다.
김용남 후보는 "평택은 무한한 기회의 땅이다. 오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반도체 공장을 보니 가슴이 웅장해진다"며 "저곳에서 우리나라 수출의 상당 부분이 이뤄지고, 이익을 내서 국민 전체에게 부가가치를 올리는 일이 된다"고 말했다.
교통 공영화·평택지원특별법 질의…지역 현안 두고 질의
첫 번째 본 토론은 주도권 정책 토론으로, 평택 현안과 공약·정책을 둘러싼 후보 간 공방이 이어졌다.
대중교통 공영화 문제에서는 김용남·김재연 후보가 맞붙었다. 김용남 후보가 "시내버스 노선 중 없어진 노선이 많다"며 평택교통공사 설립 공약을 소개하고 공영화 확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김재연 후보는 "배차 간격이 길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것이 문제"라며 "수요를 모니터링해서 대책을 세우겠다는 건 결국 돈 되는 노선만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공급을 늘리면 수요는 따라 늘어나기에 공영제가 필요하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김용남 후보의 공약도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미군기지 이전에 따른 평택지원특별법 관련 김용남 후보의 질의에 김재연 후보는 "지원금 24조 중 특별법에 의한 지원은 10%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다른 지자체도 받는 일반 지원이었다"며 "국비는 5조 정도밖에 안 되고 LH·민간자본 투자분을 포함해 특별법으로 포장한 것이어서 사실 특별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2년짜리 재선거 국회의원이기에 하반기부터 예결위에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 불패 깨겠다면서 강남 재건축 자산 보유"…토지공개념 공방
조국 후보의 부동산을 둘러싼 조국 후보와 유의동 후보 간에 공방도 벌어졌다. 유의동 후보는 조국 후보가 올해 초 토지공개념 입법을 주장했다는 점을 꺼내며 "그 엄격한 기준이 국민한테만 적용되는 건지, 후보님한테도 적용되는 건지" 물었다. 조국 후보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답하자, 유의동 후보는 조국 후보의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문제 삼았다.
그는 "평택에 출마하신다는 분이 서울 집 처분 여부를 여쭤보니 재건축이 끝난 후에 결정하시겠다고 했다"며 "지금이라도 판매하실 수는 없느냐"고 압박했다. 조국 후보는 "81년에 지어진 아파트를 계속 한 번도 팔지 않고 소유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 판매해야 될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고 맞섰다.
유의동 후보가 "부동산의 공공성을 운운하시면서 강남 불패를 깨겠다는 분이 정작 본인은 공공 주택에 사시는 것도 아니면서 토지공개념을 주장하시는 것도 이상하다"며 "강남 재건축 자산을 끝까지 보유하며 시세 차익을 누리겠다는 것이 후보님이 말씀하시는 정의냐"고 되묻자, 조국 후보는 "아파트 한 채를 한 번도 팔지 않고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토지공개념 정책을 주장한 것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민주당만 공격"…진보 진영 내 공방·혁신당 내 성비위 대응도 도마
자유 토론에서는 김재연 후보가 조국 후보를 향해 잇달아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먼저 김재연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국힘 제로를 선언하셨는데 정작 평택에서는 계속 민주당 후보만 공격하고 계신다"며 "평택이 민주·진보 진영의 진흙탕 싸움판이 됐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원인을 조국 후보님이 제공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조국 후보는 "동의하지 않는다"며 "평택을 같은 경우 여론조사건 현재 민심이든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은 0에 수렴하고 있기 때문에 반내란 세력 사이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김재연 후보는 "이번 선거는 내란 종식과 사회 대개혁을 염원한 국민들께 화답하는 선거여야 하는데 범여권 내 권력 투쟁으로 시선이 향하고 있어 매우 아쉽다"고 거듭 지적했다.
김재연 후보는 이어 지난해 벌어진 조국혁신당 내 성비위 사건을 꺼냈다. 그는 조국 후보가 지난주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 에 출연해 성비위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으며 "제가 유죄 판결받은 날 발생한 일이라 제가 오히려 섭섭할 문제"라고 대답한 것을 문제 삼았다. 김재연 후보는 "이런 답변을 들으면 사건의 피해자들이 굉장히 가슴이 아플 것 같고 정치 지도자로서의 책임감도 잘 느껴지지 않는다"며 "공당의 대표로서 이 사건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따졌다. 최욱의>
조국 후보는 "제가 없을 때 발생한 일이었고, 당시 권한대행·최고위원들이 모두 책임지고 사퇴했으며 가해자들을 제명하거나 탈당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부족한 게 있다고 보고, 특히 한 분은 여전히 마음이 상하셨는데 그 점이 죄송스럽다"며 "석방 이후 직접 만나 사과드렸고 다른 피해자분들과는 원만히 해결됐다"고 밝혔다.
"배당 흐름 공개해야" vs "이득 없었다"…대부업 의혹 공방
유의동 후보는 김용남 후보를 향해서도 대부업체 차명 운영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유의동 후보는 "어제 만사무사 대부로부터 배당금을 받지 않았다며 통장 거래 내역을 공개하셨다"면서도 "정작 공개해야 할 것은 일호와 만사무사 대부 사이의 배당 거래 내역, 그리고 그 돈이 김용남 후보에게 얼마나 지원됐는지"라고 물었다.
김용남 후보는 "2020년경 동생이 경영하던 업체가 어려워지면서 제가 떠안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며 "일호를 포함해 어디서도 배당이나 급여를 받아 간 적이 없고 아무런 경제적 이득을 취득한 바가 없다"고 말하며 의혹을 부인했다.
황교안 또 '부정선거 음모론'…"불가능" "근거 부족" "사실관계 틀렸다"
한편 황교안 후보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며 다른 후보들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황교안 후보는 2021년 인천 계양을 재검표 현장에서 접힌 흔적이 없는 빳빳한 투표지가 무더기로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에 투표용지를 접어서 투표하도록 돼 있는데 접어서 투표하면 이런 빳빳한 투표지가 나올 수 없다"며 투표관리관 도장이 뭉개진 투표지도 1900장 중 1000장 넘게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정선거·조작이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후보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김용남 후보는 "부정선거가 이루어지려면 수백 명 이상의 가담자가 있어야 하는데 그 사람들이 전부 비밀을 유지한다고 보느냐"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믿는다"고 일축했다. 김재연 후보도 "이것만으로는 부정선거라는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조국 후보는 "대법원에서 수많은 유사 사건을 검토하고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판결한 바 있다"고 맞받았다.
"네거티브 없이 승리" "연대·통합"…각 후보 지지 호소
마무리 발언은 황교안 후보부터 시작했다. 그는 "부정선거를 시도하지 말라"고 경고한 뒤 "6월 3일 당일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다.
김용남 후보는 "이번이 여섯 번째 선거인데, 이번 선거는 끝난 뒤 상대 후보들과 소주 한잔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네거티브 없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을 투표로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연 후보는 "복잡하게 꼬인 민주·진보 선거 연대 실타래를 풀기 위해 전국적인 선거 연대를 만들었다"며 진보당의 연대 행보를 소개했다. 그는 "민주당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개혁 과제를 진보당이 짊어지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의동 후보는 범야권 후보들을 겨냥한 공세로 마무리했다. 그는 "파렴치한 범죄 의혹에 연루된 후보들에게 면죄부가 주어져서는 안 된다"며 "우리가 분열하면 저들을 이길 수 없다"고 보수 결집을 촉구했다.
조국 후보는 "평택을 선거가 평택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치 방향을 결정하는 선거"라며 "범민주 진영의 연대와 통합, 검찰 개혁의 완성, 이재명 정부의 더 큰 성공을 위해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걸어온 길을 보면 걸어갈 길이 보인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폴리뉴스 김대성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