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올랐지만 수익성 아직…K-배터리, ESS로 버틴 1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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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올랐지만 수익성 아직…K-배터리, ESS로 버틴 1분기

한스경제 2026-05-28 07:3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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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배터리 산업 전문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6'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김창수 기자 | 국내 2차전지 산업이 1분기 외형은 회복했으나 수익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럽 전기차(EV) 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일부 매출을 견인했지만 미국 EV 수요 둔화와 주요 공장 가동률 저하,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 영향이 컸다. 셀 업체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음에도 모두 적자를 기록했고 소재 업체도 양극재와 비양극재 간 격차가 커졌다. 업계 관심은 이제 단순 매출 반등보다 ESS 전환 속도와 차입 부담 완화 여부에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셀 3사 1분기 매출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미국 EV 수요가 둔화됐지만 유럽 EV 시장 성장세가 이어졌고 ESS향 물량 확대도 외형을 방어했다. 

반면 수익성은 여전히 저조했다. EV향(向) 물량 둔화로 북미 등 주요 공장 가동률이 낮았던 데다 대규모 증설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며 3사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공장 생산·판매 물량 감소로 그동안 손익을 방어하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규모가 줄어든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 K-배터리 3사, 매출 증대에도 나란히 적자…美 보조금 축소 영향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5550억원, 영업손실 2078억원을 기록했다. 북미 EV향 물량 감소에도 ESS 대체 물량 확보가 이어진 점은 긍정적이다. 회사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ESS 매출 비중이 전사 매출의 20% 중반까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AMPC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대폭 줄어들며 수익성 회복은 지연됐다. 북미 EV 중심 성장 전략이 모호해진 상황에서 ESS가 새 버팀목으로 부상했지만 아직 적자를 상쇄할 만큼의 경쟁력은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SK온 배터리 부문은 1분기 매출 1조7912억원, 영업손실 34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했지만 2024년 하반기~2025년 초 이어진 북미 공장 생산라인 조정으로 실적 기저가 낮았던 점을 감안하면 본격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

SK온은 계열사 합병과 유상증자 등으로 부담 완화에 나섰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엔텀, SK엔무브 합병 효과로 회사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대됐고 현금창출력도 강화됐다는 평가다. 배터리 본업 회복이 더딘 상황에서 그룹 차원 체력 보강으로 버티는 양상이다.

삼성SDI도 적자 폭은 줄었으나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회사 1분기 매출은 3조5764억원, 영업손실은 155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6% 증가했고 적자 규모는 대폭 줄었다. 고가 차종 중심 EV 배터리 수요 부진이 이어졌지만 ESS향 물량 증가가 이를 일부 보완했다.

회사는 전력용 ESS,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백업장치(BBU), 전동공구 등 전방시장 수요 회복으로 배터리 부문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했고 영업손실도 축소됐다고 밝혔다. 다만 낮은 주요 공장 가동률과 EV향 수요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이 이어지고 있어 수익성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평가다.

▲ 길어지는 수익성 부진, 재무 부담에도 영향…“현금창출력 회복 과제”

소재 업체들 또한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포스코퓨처엠은 1분기 매출 7575억원, 영업이익 177억원을 기록했다. 에너지소재 부문 주요 고객사 재고 조정 영향으로 판매 물량은 여전히 저조했지만 기초소재 부문 이익 창출이 이를 상쇄했다. 

에코프로비엠은 매출 6054억원, 영업이익 209억원을 냈고 에코프로는 매출 8220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을 기록했다. 리튬 가격이 올해 들어 반등하며 판가 상승 효과가 일부 반영됐다. 비용 감소와 기타 자회사 실적 개선도 흑자 유지에 힘을 보탰다. 다만 두 회사의 경우 유형자산 내용연수 변경에 따른 감가상각비 감소 효과가 반영돼  본원적 수익성 회복은 지표상 개선보다 제한적이란 분석도 나온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1분기 매출 359억원, 영업손실 732억원을 기록했다. 최대 고객인 SK온향 판매 부진과 낮은 공장 가동률이 직격탄이 됐다. SK넥실리스는 매출 1569억원, 영업손실 326억원을 냈다. 전년 대비 매출은 늘었지만 실질적 물량 회복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 기업들 재무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업체들이 투자 축소, 유휴 생산라인 재조정, 유상증자, 자산 매각 등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과거 생산량 증설 과정에서 늘어난 차입 부담이 여전히 과중하다고 분석했다.

2차전지업계 향후 관전 포인트는 ESS와 유럽 EV, 제품 다변화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EV 시장 둔화가 길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ESS와 유럽 시장을 통해 빈자리를 메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SDI도 전력용 ESS와 UPS, BBU 등 비(非)EV 수요 회복을 실적 개선 축으로 삼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 LFP용 양극재 양산을 목표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EV 회복과 현지 공급망 규제 강화 기회를 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ESS와 유럽 수요가 미국 EV 물량 감소분을 충분히 상쇄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하반기 국내 2차전지 산업 과제는 매출 증대보다 늘어난 설비와 차입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 회복”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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