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초여름 햇살도, 난지한강공원을 뒤덮은 열기를 이기진 못했다. 봄과 여름의 길목에서 음악으로 하나 되는 풍경이 다시 한 번 난지한강공원을 물들였다.
지난 5월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난지한강공원에서 개최된 ‘피크 페스티벌 2026’. 올해에는 ‘연결(Connect)’을 핵심 키워드로 내세운 만큼, 아티스트와 관객, 그리고 서로 다른 음악적 취향들이 빈틈없이 이어지며 현장을 찾은 이들에게 밀도 높은 감동을 선사했다.
● 햇살 아래 피크닉, 무대 앞 슬램…각자의 방식으로 즐긴 ‘피크페’
관객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축제를 만끽했다. 드넓은 피크닉존은 여유로운 분위기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돗자리를 펴고 앉아 알록달록한 양우산으로 햇빛을 피한 채 각자의 속도로 페스티벌을 즐겼다. 친구·연인과 함께 무대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는 풍경이 초여름의 낭만을 완성했다.
스테이지 앞 스탠딩존은 전혀 다른 온도였다. 공연이 무르익을수록 관객들은 무대를 향해 목이 터져라 “노래해!”를 외쳤다. 아티스트들은 관객들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아 한층 뜨거운 라이브로 화답했다. 객석과 무대의 경계가 흐려질 정도로 현장은 하나의 에너지로 움직였다.
특히 록 사운드가 터질 때마다 스탠딩존 곳곳에서는 ‘슬램’이 자연스럽게 펼쳐졌다. 펄럭이는 깃발 아래 관객들이 원을 만들고 함께 몸을 부딪히며 뛰는 모습은 피크 페스티벌 특유의 자유롭고 에너제틱한 분위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무대 장치 덕분에 스탠딩존 일부 구역에 그늘이 생겨 관객들이 잠시 햇볕을 피할 수 있었다는 점도 반가운 요소였다.
무대 밖 콘텐츠와 굿즈 열기도 대단했다. 지난해 큰 호응을 얻었던 ‘위러브밴드존’을 비롯한 참여형 이벤트 공간에는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페스티벌의 추억을 소장하려는 이들이 몰리며 슬로건, 스트링백, 티셔츠, 반다나 등 실용성과 개성을 모두 잡은 공식 굿즈(MD)들은 양일간 대부분 품절되는 매진 행렬을 기록해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 ‘장르 통합’ 라인업…석양과 밤공기가 어우러진 무드
올해 피크 페스티벌은 록, 팝, 일렉트로닉, J-POP을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현장을 채웠다.
첫째 날인 23일(토)에는 지소쿠리클럽, 고고학, 이디오테잎, 원위(ONEWE), 쏜애플 등이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색깔의 밴드 사운드를 선보였다. 해가 천천히 기울 무렵, 헤드라이너 넬(NELL)이 등장했다. 붉은 석양이 난지한강공원을 물들이고 서서히 밤이 내려앉는 시간. 넬 특유의 짙은 감성과 깊이 있는 사운드는 현장의 공기마저 바꿔놓으며 관객들을 단숨에 몰입하게 했다.
둘째 날인 24일(일)에도 열기는 이어졌다. 10CM, QWER, 로맨틱펀치, 나상현씨밴드 등이 관객들의 뜨거운 떼창을 이끌어냈고, FT아일랜드는 폭발적인 라이브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피크 페스티벌과 꾸준한 인연을 이어온 몬스타엑스(MONSTA X) 기현 역시 섬세한 감성과 파워풀한 가창력을 오가며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SPYAIR(스파이에어), RETRORIRON(레트로리론) 등 글로벌 아티스트들의 무대도 신선한 에너지를 더했다.
일요일의 대미는 헤드라이너 자우림이 장식했다. 노련한 무대 매너와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무대를 장악한 자우림의 공연 역시 어둠이 내린 한강의 밤공기와 어우러지며 페스티벌의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강렬한 햇살과 그보다 더 뜨거웠던 관객들의 함성, 그리고 아티스트들의 열창이 촘촘하게 ‘연결’되었던 ‘피크 페스티벌 2026’. 음악 속에서 서로의 순간을 나누며 완벽한 낭만을 완성한 이들이 내년에는 또 어떤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낼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인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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