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류석만 기자] 충남 공주시 문화예술계를 대표해온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공주지회 김두영 지회장이 전격 사퇴를 선언하며, 공주시 문화예술 행정과 공주문화관광재단 운영 구조를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김 지회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퇴는 단순한 자리 내려놓기가 아니라 무너져가는 공주 문화예술 생태계의 현실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절박한 결단”이라며 “공주의 문화행정은 이제 사람만 바꿀 것이 아니라 구조와 시스템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최근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지역 예술인 육성보다 외부 용역과 대형 행사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지역 예술인들이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지회장은 “문화재단은 지역 예술인을 키우고 지역 문화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며 “하지만 현실은 수십억 원 규모 사업이 외부 기획사와 외부업체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고, 정작 지역 예술인들은 단기 인력처럼 동원되는 수준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외부업체는 행사 끝나면 떠나지만 지역 예술인은 끝까지 도시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며 “지역문화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는 결국 지역 예술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왜 세금으로 먹고 사냐”… 공직자 발언 공개 폭로
“예술인을 비용으로 보는 행정, 도시 미래까지 무너뜨린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공직자의 문화예술 인식에 대한 폭로성 발언도 이어졌다.
김 지회장은 “현장에서는 실제로 ‘왜 당신들이 시민 세금으로 먹고 살려고 하느냐’는 식의 몰상식한 언행까지 있었다”며 “예술인은 세금으로 생계를 보장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창작과 공연, 교육과 기획이라는 전문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화예술은 행사 때 소비되는 장식품이 아니라 시민 삶의 품격과 도시 정체성을 지키는 공공자산”이라며 “예술인을 단순 소비 대상으로 보는 왜곡된 행정이 결국 공주의 문화 경쟁력과 미래 성장 동력까지 갉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문예술인들이 공연비와 창작비조차 제대로 받지 못한 채 다음 사업에서 배제될까 두려워 침묵하고 있다”며 “예술 현장은 지금 생존의 벼랑 끝”이라고 주장했다.
■ “청년 예술인 떠나는 도시, 미래도 무너진다”
공주 인구 감소·청년 유출까지 문화정책 실패와 연결
김 지회장은 공주의 인구 감소와 청년 유출 문제 역시 문화예술 정책 실패와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선 7기 당시 10만 명을 넘었던 공주시 인구가 무너지는 동안 청년 예술인들은 생계를 위해 세종·대전·수도권으로 떠나고 있다”며 “문화가 살아 있는 도시에는 청년이 모이고, 예술이 살아 있는 도시에는 사람이 머문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문화예술이 무너지면 K-컬처의 뿌리도 함께 흔들린다”며 “지역의 작은 공연장과 전시장, 학교와 마을의 예술 토양이 오늘날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뿌리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주시가 진정한 문화도시를 말하려면 먼저 공주의 예술인을 지켜야 한다”며 “예술인이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예술인이 돌아오는 도시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 “예산은 늘었는데 현장은 더 가난해졌다”
“공주예총 예산 50% 가까이 축소 … 문화재단 중심 구조 심각”
김 지회장은 최근 수년간 공주예총 관련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고 주장하며 문화예산 구조 개편도 요구했다.
그는 “정부 차원의 문화예산은 확대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 현장에는 그 온기가 닿지 않고 있다”며 “2023년 이후 공주예총 관련 예산은 과거 대비 50% 가까이 삭감되거나 문화재단 중심으로 이관됐다”고 주장했다.
또 “행정 성과용 행사에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지만 지역 예술인의 창작 기반과 지속 가능한 생태계는 무너지고 있다”며 “공주 문화행정은 보여주기식 이벤트보다 지역 예술 생태계 복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 “예술인은 도시 미래 만드는 전문직업인”
김두영 지회장, 사퇴하며 6대 요구안 공식 제시
김 지회장은 이날 사퇴와 함께 공주시와 차기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을 향해 문화예술 정책 전환을 요구하는 6대 과제도 공식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지역 예술인 정책간담회 정례화 ▲문화재단 사업의 지역 예술인·기획사 참여 확대 ▲전문예술인 사례비·공연비 지급 구조 개선 ▲예총 및 전문예술단체 자율성 보장 ▲청년예술인 정착 정책 확대 ▲문화예산 집행 투명성 강화 등이다.
그는 마지막 발언에서 “예술인은 봉사자가 아니라 전문직업인”이라며 “문화예술은 비용이 아니라 공주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 사퇴는 물러남이 아니라 잘못된 문화행정 구조를 바꾸기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며 “끝까지 지역 예술인의 생존권과 공주 문화예술의 존엄을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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