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가 열리는 경기장과 체육관은 환호와 열정이 넘치는 공간이지만, 그 이면에는 늘 안전 문제가 존재한다. 낡은 시설과 미흡한 관리, 반복되는 안전사고 우려는 선수와 관중 모두를 위협하고 있다. 대형 이벤트와 관중 증가 속도에 비해 안전 시스템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는 지난해 창원NC파크에서 발생한 관중 사망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해 전국 프로스포츠 경기장을 대상으로 시설물·부착물 중심 안전 점검을 시행했다. 본지는 해당 점검 결과 보고서를 단독 입수해 경기장 안전의 현주소와 현장의 문제점, 개선 과제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 서울=한스경제 박종민 기자 | 안전사고는 ‘예견된 인재(人災)’인 경우가 많다. 미리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면 안전이 유지되지만, 그걸 소홀히 하는 순간 참사로 이어지곤 한다. 지난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홈구장 창원NC파크의 구조물 추락 사고도 명백한 인재였다. 경찰은 조사 결과 사고 발생 6개월 전 루버 추락 위험이 발견됐지만, 관리 당국이 이를 방치하면서 인명 피해를 막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최하 수준으로 진단된 창원체육관
창원시 내 또 다른 스포츠 시설에도 안전 조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996년에 준공된 후 30년이 경과한 창원체육관도 더욱 세밀한 안전 조치가 필요한 곳이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홈구장인 창원체육관은 농구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상당히 노후화된 곳이란 인식이 있다. 프로스포츠시설 현장점검 매뉴얼에 따른 안전점검 평가 결과 자료를 확인한 결과 창원체육관은 C등급을 받았는데 점수가 68.2점으로 KBL 구단 홈구장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안전등급별 점수 기준은 A등급이 95점 이상, B등급이 85점 이상, C등급이 65점 이상, D등급이 65점 미만이다. 운영 관리 분야에 20%, 시설 관리 분야에 80%의 가중치를 부여해 종합 점수가 매겨진다. KBL 구단 홈구장들 가운데 A등급은 없고 B등급도 희소한 수준인데 창원체육관의 경우 D등급에 가까운 C등급이어서 보다 시급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조사 결과 자료에 의하면 창원체육관은 스페이스프레임 및 캣워크에서 부재처짐, 볼트·너트 풀림 및 탈락, U볼트여장길이 부족, 앵커 누락 등 정착 불량이 전반적으로 확인됐다. 일부 배관설비 행어볼트가 구조체가 아닌 마감재에 결속된 상태로 확인됐으며 조명설비 여분 배터리 및 전압조정기가 미고정된 상태로 조사됐다. 그 외 손상으로는 조명 정착부의 콘크리트 균열, 선수홍보관 정착부 여장길이 및 용접면적 부족, 마감재 부식, 내부 벽체 마감의 기울어짐, 지붕층 외부마감(알루미늄시트) 코킹열화(찢어짐·들뜸)가 있었다.
이러한 손상들은 사실 시급한 보수를 요하는 손상은 아니다. 다만 지붕마감재(알루미늄시트) 코킹열화(찢어짐·들뜸) 및 지붕 연결부 고정 불량에 대해선 보수 전까지 지속적인 주의관찰이 요구되며 그 외 손상에 대해선 관리주체의 유지관리 계획에 따른 보수가 요구된다는 게 현장 조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수와 관중의 안전을 위하고 장기적인 사용성 측면에서도 지붕구조물 등에 대한 정밀 안전점검 및 구조안전성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다수의 손상 확인된 대구체육관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홈구장인 대구체육관 역시 안전등급 C등급을 받았다. 종합 점수는 75.9점이다. 지난 1971년 준공 후 55년이 경과된 대구체육관은 선수단 및 관중의 안전을 위협할 만한 부착물 관련 중대 결함 및 긴급 보수가 필요한 수준의 결함은 없으나, 볼트 재시공 등 일부 즉시 조치가 필요한 사항이 확인됐다. 일부 관중석 측 안전난간이 기준 높이에 미달한 점도 발견됐다.
경기장 내부 정착부에서는 관람석 콘크리트 파손, 볼트 체결 불량으로 인한 좌석 흔들림, 앵커 변형, 점검로 용접 불량이, 연결부에서는 볼트 미체결, 볼트 풀림, 여장길이 부족이, 벽체 및 천장 마감부에서는 균열, 파손, 누수 흔적, 피스 탈락 및 풀림, 목조 반자틀 파손 및 변형 등이 보였다. 특히 관중석 좌석 볼트 재조임 등 미체결 볼트에 대한 체결 등은 관중의 안전을 위해 즉시 조치가 요구되며 그 외 손상들에 대해선 중장기적인 유지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목조 구조물은 물먹음, 누수흔적, 파손, 할렬, 변형(뒤틀림), 연결부 어긋남, 버팀목 누락, 노후 등의 손상이 다수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구성 저하로 인한 구조안전성이 우려된다. 하부 단열재도 유리섬유 보온재로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이기 때문에 관리주체의 안전대책 수립과 각별한 주의 관찰이 요구된다.
김택천 함께하는 스포츠포럼 이사장 겸 스포츠안전재단 이사는 27일 본지에 “낙후된 경기장은 역사적 가치를 떠나 사용자 관점에서 언제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일 수밖에 없다”며 “창원·대구체육관의 C등급 판정은 부재 처짐, 정착 불량, 난간 기준 미달 등 관람객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결함이자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안전사고를 무시하는 심각한 안전불감증이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스포츠는 선수와 팬 모두 완벽히 보장된 안전 속에서 즐겨야 하기에 현재의 진단 결과는 리그의 신뢰를 흔드는 경고를 넘어 스포츠 활동을 제한하는 것이다. 특히 경기장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은 반드시 보호받아야 할 주체이기에 지붕 구조 정밀 진단과 함께 전면적인 시설 개선을 즉각 단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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