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지역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콩고민주공화국에서 감염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세계보건기구(WHO)는 위험 경보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는 23일 기준 이번 에볼라 유행으로 867건의 의심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20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세계보건기구 역시 최근 상황이 공식 통계보다 훨씬 심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유행은 ‘본디부교형’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까지 해당 유형에 대한 승인된 백신이나 특효 치료제는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는 국제 공중보건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제 감염 규모는 확인된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며 국제사회의 긴급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볼라는 치명률이 매우 높은 감염병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 자료에 따르면 지난 50년 동안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에볼라로 1만5000명 이상이 사망했으며, 상황에 따라 치명률은 최대 90%에 달하기도 했다.
콩고민주공화국은 과거에도 대규모 에볼라 사태를 겪은 바 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진 대유행 당시 약 3500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2300명 가까이가 숨졌다. 당시에도 국제사회가 대규모 의료 지원에 나서며 대응한 바 있다.
주변 국가들도 긴급 대응에 돌입했다. 우간다는 23일 신규 감염자 3명을 추가 확인하며 누적 확진자가 5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명은 이미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질병통제예방센터는 현재 남수단, 르완다, 케냐, 탄자니아, 에티오피아, 콩고공화국, 부룬디, 앙골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등 총 10개국이 확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국경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 르완다는 콩고민주공화국을 경유한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기로 했고, 우간다는 양국 국경을 폐쇄하는 동시에 항공편 운항도 중단했다. 다만 화물과 식료품 운송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미국 역시 예방 조치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현재 벨기에에서 훈련 중인 콩고민주공화국 축구대표팀에 대해 미국 입국 전 21일간 격리를 요구했다. 선수단은 현지에서 지정된 ‘격리 버블’ 안에서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경 이동이 활발한 아프리카 지역 특성상 초기 차단에 실패할 경우 확산 속도가 매우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 보건 당국은 현재 의료진과 방역 물자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주변 국가들에 대한 감시 체계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차승민 기자 smcha@nv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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