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신·한지호,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서 듀오 리사이틀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바이올린 곡을 첼로로 연주하면 음역대가 낮아져 중후한 매력과 깊은 표현력을 느낄 수 있어요."
첼리스트 박유신은 오는 2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피아니스트 한지호와 여는 듀오 리사이틀에 대해 "바이올린 등 다른 악기 연주곡으로 쓰인 곡을 첼로와 피아노로 구현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것"이라 예고했다.
이번 무대는 클라리넷, 바이올린, 플루트를 위해 쓰인 작품을 첼로·피아노 편곡 버전으로 연주하는 공연이다. 프로그램은 슈만의 환상소곡집 Op.73,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1번 '비의 노래', 포레의 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경연 소품,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다. 이 중 포레나 브람스의 곡은 첼로로는 흔히 만나볼 수 없는 곡이다.
27일 서울 서초구의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명곡의 다양한 면을 조명해 보고 싶었다"고 공연을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한지호는 "새로운 악기로 작품을 연주할 때마다 그 작품의 몰랐던 면모가 드러나는 느낌"이라며 "스스로도 연주를 하며 원래 알던 음악의 끊임없는 매력을 발견하는데, 이를 보여드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두 연주자는 모두 프로그램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브람스를 꼽았다.
박유신은 "10년 전쯤 독일 드레스덴에서 공부하던 시절 스승님(에밀 로브너)이 첼로로 연주하는 브람스의 바이올리 소나타를 들은 적이 있다"며 "절절한 연주가 마음을 울렸는데 그때 언젠가는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렇게 무대에 올리게 됐다"고 회상했다.
한지호는 "사랑을 과하지 않게 꾹꾹 눌러담아 전하는 작곡가"라고 브람스를 소개했다.
"음악에는 작곡가의 삶과 성격이 묻어나거든요. 예를 들면 슈만은 좀 더 구구절절하게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 반해 브람스는 사랑의 뒷맛을 음미하게 만드는 작곡가이면서 응축된 감정을 표출하는 '한 방'이 있죠."
둘의 만남은 어떻게 성사됐을까. 한지호는 박유신이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어텀실내악페스티벌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단 둘이 호흡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다.
박유신은 무대를 계획하자마자 한지호가 내는 '따뜻한 음색'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고 했다.
그는 "소나타의 경우 피아노가 70%는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피아니스트에 따라서 곡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라며 "제 연주도 주변에서 '따뜻한 음색'이란 평을 많이 듣는데, 지호 씨 소리에 제 음색을 얹는 게 편안하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한지호도 "리허설할 때 연습한다는 스트레스보다는 '같이 음악한다'는 느낌이 들어 편하다"며 웃음 지었다.
연주자 중에서는 '런스루'(처음부터 끝까지 실제 공연처럼 진행하는 리허설) 보다 부분별로 깊이있게 연습하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박유신은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이 나올 수 있도록 연습도 똑같이 하는 편"이라며 "연습 때에는 자잘하게 맞추기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연주하는 편인데, 2시간이 편하게 지나간다"고 말했다.
둘은 연주자뿐 아니라 공연 기획자로서 활동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박유신은 어텀실내악페스티벌과 포항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며 한지호는 문학·뇌과학과 피아노 연주를 결합한 공연 등을 기획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공연으로는 박유신은 '포항의 지역색을 살린 전통 음악과 클래식의 결합'을, 한지호는 '미술 작품과 함께 듣는 공연'을 꼽았다.
한지호는 "드뷔시를 들으면 항상 화가 클로드 모네가 생각난다"며 "마치 미술 스케치 같은 드뷔시의 프렐류드와 모네의 작품을 한데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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