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피격된 나무호 사건의 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란에 대한 공식 항의 의사를 밝혔다.
27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이 발표한 기술분석 결과에 따르면, 선박을 타격한 비행체는 이란이 개발한 '누르' 계열 대함 미사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회수된 잔해의 탄두 형상이 누르 또는 개량형인 '카데르'와 흡사했으며, 부품 표면에서 이란 제조사의 각인이 발견됐다.
엔진 분석 작업을 수행한 국방과학연구소는 해당 부품이 이란제 '톨루에 4' 터보제트 엔진의 고유한 특성을 갖추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기체 외피는 누르 계열 미사일 특유의 하늘색 도장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회로기판은 20~30년 전 제조된 것으로 분석돼 신형 카데르보다 구형 누르일 개연성이 높다는 판단이 나왔다.
나무호는 두 차례 공격을 받았으며, 첫 번째 탄두는 불발됐고 두 번째가 폭발했다. 불발탄에서도 고폭화약 성분이 검출됐다. 피격 당시 선박은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에 정박 중이었고, 선미가 이란 방향을 향한 상태에서 미사일이 명중했다.
발사 원점 자체는 특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당시 이란 본토와의 거리가 90~100㎞였던 점을 감안해 비행시간을 6~7분으로 추산했다. 종말 단계에서 별도 회피 기동 없이 지정 고도를 유지한 점, 두 발을 연속 발사한 점 등을 들어 명백한 공격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박 차관은 공격 주체를 이란으로 단정 짓지는 않았으나 "복수의 증거가 이란을 가리킨다"고 언급했다.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조사 결과를 전달하고, 재발 방지와 공식 사과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란의 고의 여부에 대해서는 "상대측이 인정하지 않는 한 확정이 극히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한국 선박을 의도적으로 노렸는지에 대해서도 "추정만으로 언급하기 곤란하다"며 판단을 유보했다.
함께 브리핑에 나선 류운상 국방부 국제차장(해군 준장)은 해당 미사일이 시리아 등에 수출된 전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 일대의 군사적 통제권은 이란 혁명수비대와 정규 해군이 행사하고 있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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