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2주기 맞은 W진병원 유족 “가족 시간 멈춰...책임 떠넘기기 멈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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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2주기 맞은 W진병원 유족 “가족 시간 멈춰...책임 떠넘기기 멈춰야”

투데이신문 2026-05-27 17:41:0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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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열린 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 사건 추모식에서 고인의 어머니가 영정사진을 쓰다듬고 있는 모습을 유족들이 지켜보고 있다. 좌측부터 고인의 아버지, 남매, 어머니. ⓒ투데이신문<br>
27일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열린 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 사건 추모식에서 고인의 어머니가 영정사진을 쓰다듬고 있는 모습을 유족들이 지켜보고 있다. 좌측부터 고인의 아버지, 남매, 어머니.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 사건 2주기를 맞아 유가족과 정신장애인 인권단체가 다시 법원 앞에 섰다. 가족들은 “시간이 멈춘 채 살아가고 있다”며 사건 진상 규명과 신속한 재판 진행을 호소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와 유가족들은 27일 오후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고인을 애도했다. 현장에는 고인의 가족과 친척들이 참석해 추모를 이어갔고 재판이 더 이상 지연돼선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 사건은 2024년 5월 양재웅 병원장이 운영하는 W진병원에서 발생했다. 다이어트 약물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했던 30대 여성 A씨는 입원 17일 만에 숨졌다. 이후 조사 과정에서 A씨가 사망 전 독방에 격리된 채 팔과 가슴, 다리 등이 묶인 상태로 장시간 방치됐던 사실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하지만 사건 발생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심 재판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첫 재판이 열린 뒤 네 차례 증인신문이 진행됐고, 오는 7월에도 추가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다. 그사이 W진병원은 폐업했고 유족들은 긴 시간 속에서 깊은 상처와 고통을 감내해왔다.

재판이 장기화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병원 측 증인 수가 많은 데다 의료기록 감정 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피고인 측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공방이 길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판의 쟁점은 병원 측의 격리·강박 조치가 의료적으로 불가피했는지, 또 환자 상태 악화에 적절히 대응했는지 여부로 모이고 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와 유가족들이 27일 오후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br>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와 유가족들이 27일 오후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추모식을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유족들은 긴 재판 과정에 깊은 피로와 고통을 호소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아이를 보낸 지 2년이 지났지만 가족의 시간은 멈춰 있다”며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들이 증거를 부인하고 책임을 떠넘기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끝까지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들이 처벌받는 날까지 싸우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명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며 말을 이었다.

현장을 방문한 고인의 사촌언니는 본보에 “재판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정확한 판결”이라면서 “유족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결과가 꼭 나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인들 역시 유가족의 고통이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고인의 지인이었던 한 참석자는 “가족들에게는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시간”이라며 “재판이 계속 길어지면서 건강까지 악화된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적어도 1심 결과라도 나와야 하는데 아직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최근 유족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지향의 김영주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치료라는 이름 아래 벌어진 명백한 인권침해”라고 규정했다.

김 변호사는 “주치의가 입원 기간 동안 피해자를 단 한 차례도 직접 진료하지 않았고, 필요한 검사와 의료행위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극심한 복통과 응급실 이송을 요청했음에도 병원 측은 오히려 격리와 강박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정신건강복지법 위반 소지가 있는 중대한 불법 행위”라며 재판부의 엄정한 판단을 촉구했다.

27일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열린 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 사건 추모식에서 고인의 유족이 헌화하고 있다. <br>
27일 인천지검 부천지청 앞에서 열린 W진병원 격리·강박 사망 사건 추모식에서 고인의 유족이 헌화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정치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정신의료기관 내 격리·강박 제한과 인권보호 강화를 위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추모사를 통해 “환자를 보호해야 할 병원에서 환자가 결박된 채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사건은 오랫동안 반복돼 온 격리·강박 중심의 정신의료 관행이 만들어낸 사회적 참사”라며 “사건 이후 관련 실태 자료를 요청했지만 국가 차원의 공식 통계조차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현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현재 김예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이 각각 발의한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W진병원 사건 2주기 서신을 통해 “정부도 W진병원 사고와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인권친화적 치료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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