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전, 시작 전부터 0.75골 불리?…홍명보호 앞에 놓인 ‘고지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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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전, 시작 전부터 0.75골 불리?…홍명보호 앞에 놓인 ‘고지대 변수’

경기일보 2026-05-27 17:20:1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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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트레이크시티 인근에서 고지대 적응 훈련을 펼치고 있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에서 고지대 적응 훈련을 펼치고 있는 축구대표팀.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홍명보호가 ‘고지대’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의 사투를 앞두고 있다.

 

지난 18일 출국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을 캠프로 선택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월드컵 조별리그 1-2차전이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경기장의 높이는 해발 1천571m. 평지보다 기온과 습도 등 모든 조건이 대표팀에게 생소한 환경인데 해발 1천410m에 위치한 솔트레이크시티는 과달라하라와 유사하다.

 

대표팀이 넘어야 할 첫 번째 상대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떨어뜨리는 고지대 환경이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대기압이 낮아져 공기 중 산소 비율(약 21%)은 같지만, 체내로 밀어 넣는 산소의 압력(분압)이 떨어져 혈액으로 흡수되는 산소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스포츠과학지원센터의 어수원 분석연구원은 “해발 1천800m 고지에서 실시된 축구 경기 테스트에서 선수들의 고강도 러닝 수행 능력이 저지대에 비해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났다"며 "특히 이러한 변화는 경기 후반 뿐 아니라 경기 초반부터 나타날 수 있어 초반 페이스 조절과 선수 교체 전략을 통한 피로 관리 전략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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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지대 경기 데이터와 적응 방법을 기자에게 설명하는 어수원 분석연구원(왼쪽). 권종오기자

 

그럼 한국처럼 저지대 국가에게 고지대는 얼마나 불리할까?

 

2007년 옥스포드 대학의 패트릭 맥샤리 교수가 지난 100년 동안 남미 10개국 고지대에서 벌어진 1천460건의 경기를 분석한 논문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저지대팀은 고지대의 홈팀과 대결할 경우, 심각할 정도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다. 맥샤리 교수는 논문에서 “고도 1천m 차이가 날 때마다 고지대의 홈팀이 평균적으로 약 0.5골 더 얻는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해발 500m 국가의 팀이 해발 2,500m에서 고지대 국가와 원정 경기를 펼치면 통계적으로 약 1골 불리하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패배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도 지난해 9월 해발 4,150m에서 랭킹 78위 볼리비아와 원정 경기를 치렀는데 0-1로 무너졌다. 2009년에는 해발 3천600m의 라파스에서 홈팀 볼리비아에 1-2로 졌다. 볼리비아는 같은 해 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강호 아르헨티나와 홈경기에서는 무려 6-1 대승을 거두는 이변을 일으켰다.

 

우리 대표팀은 오는 19일 개최국 멕시코와 과달라하라에서 2차전을 치른다.

 

과달라하라의 고도는 1천571m, 서울은 38m. 서울과 과달라하라의 고도 차는 1천500여m에 달한다. 맥샤리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장기간 고지대에서 살아온 홈팀 멕시코에게 한국은 약 0.75골 뒤진 채 경기를 시작하는 상황이 된다.

 

멕시코는 FIFA 랭킹 15위로 한국(25위)보다 앞선다. 역대 전적에서도 4승 3무 8패로 한국이 열세다.

 

따라서 멕시코와 2차전은 홈팀에 환경적 제약이라는 두 개의 적과 상대해야 하는 힘겨운 싸움이 불가피한 만큼 체코와 1차전이 사실상 32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체코 수도 프라하의 평균 고도는 201m로 서울과 큰 차이가 없다.

 

결국, 저지대 국가 2팀이 고지대에서 맞대결하는 것이어서 남은 기간 어느 팀이 고지대에 더 잘 적응했는지가 승부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체코가 유럽 플레이오프를 거친 끝에 지난 4월 1일 막차로 본선 티켓을 따낸 탓에 해발 147m에 불과한 미국 댈러스에 캠프를 차렸고, 고지대 적응 훈련 없이 우리 대표팀과 대결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어수원 분석연구원은 “한국처럼 고지대 훈련을 하면 혈액 중의 적혈구와 헤모글로빈이 증가하면서 근육으로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돼 경기력이 향상된다. 고지에서는 평지보다 공기 저항이 줄어 공에 회전이 덜 걸리고 속도가 빨라지는데 한국은 적응 훈련을 했기 큰 문제가 없는 반면 고지대 훈련을 하지 못한 체코로서는 당황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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