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피부는 마루타?…‘ECM 스킨부스터’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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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피부는 마루타?…‘ECM 스킨부스터’ 논란

헬스경향 2026-05-27 16:56:32 신고

3줄요약
주사제 속 잔류화학물질·계면활성제 100% 제거 불가능
탈세포화 과정서 투입되는 화학물질 관리기준도 전무
전문가 “피하조직 내 강한 염증 및 괴사유발위험” 경고
조직이식재로 분류되는 ECM 분말 제품들이 체계적인 검증 없이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형태로 사용되면서 소비자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최근 기증받은 사체의 조직에서 추출한 세포외기질(ECM)을 분말화해 피부에 직접 주입하는 이른바 ‘ECM 스킨부스터’시술이 미용의료 현장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식재로 분류되는 이 제품들이 체계적인 검증 없이 주사형태로 사용되면서 심각한 규제 공백과 안전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ECM 제조의 핵심인 ‘탈세포화’ 과정에서 투입되는 화학물질과 생물학적 잔류물에 대한 관리기준이 없어 사실상 소비자 피부가 임상시험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조 보존 vs 세포 제거 모순...양립 불가능

ECM 조직이식재의 핵심은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성분은 없애고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같은 구조적 틀만 남겨 조직 재생을 유도하는 데 있다. 공정은 ▲조직 채취 ▲물리적 처리를 통한 세포막 파괴 ▲화학적 처리를 통한 세포성분 용해 ▲효소 처리를 통한 DNA 및 잔류단백질 분해 ▲세척 및 멸균 순으로 진행된다.

문제는 세포성분을 완전히 제거하려다 보면 ECM의 핵심구조까지 함께 파괴되는 역효과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즉 성공적인 탈세포화가 어려운 이유는 서로 상충되는 두 목표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고밀도조직일수록 불순물을 100% 제거하기란 공정 특성에 비춰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오히려 무리한 제거공정이 인체조직의 핵심구조성분 자체를 파괴하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1년 국제학술지인 ‘바이오머티리얼즈(Biomaterials)’에 게재된 크래포 연구팀에 따르면 탈세포화가 성공하려면 ECM 건조중량 1mg당 DNA잔류량이 50ng 미만, DNA조각의 길이가 200bp 이하여야 하고 염색 시 세포핵물질이 육안으로 관찰되지 않아야 한다. 크래포 연구팀(2011)과 차크라보티 연구팀(2020) 등 국제 학술연구팀들은 이 같은 한계를 일관되게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이 기준조차 주입형 제품을 전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분말화된 ECM을 피부에 직접 주사하면 체내 표면적과 면역세포 접촉면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아직 이에 대한 별도의 안전기준은 전무하다.

중앙대학교 약학과 이지윤 교수(병태생리학)는 “ECM을 미립자화해 피부 내에 직접 주입하는 주사제에 기존 탈세포화 평가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특히 ECM 성분인 프로테오글리칸은 면역세포의 염증성 케모카인과 강하게 결합해 주사 부위에 강력한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정성분 인체 주입 가능성…독성기준조차 없어

더 심각한 점은 탈세포화 과정에서 세포막을 녹이기 위해 쓰이는 계면활성제 ‘SDS(소듐도데실설페이트)’의 잔류 문제다. SDS는 치약, 세제, 화장품 등에 쓰이는 강한 세정성분으로 단백질과 강력하게 결합하는 성질 탓에 세척이 매우 까다로우며 체내에 남으면 세포독성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국제학술지 바이오머티리얼즈 등을 통해 일관되게 보고돼왔다.

이에 대해 이지윤 교수는 “현재 주사제 ECM 내 SDS 농도기준이 아직 정립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치료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한다면 세포독성, 감작성, 발열성, 유전독성, 발암성 등에 대해 ISO 생물학적 안전성평가를 기반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대학병원의 한 피부과 교수 역시 SDS의 위험성을 강력하게 경고했다. 그는 “SDS는 치약, 세제, 화장품 등의 세정성분으로 쓰이는 물질로 피부자극과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피부에 잠깐 접촉시켜 효과를 보는 물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괴사나 염증, 면역이상을 초래할 수 있어 절대로 인체에 주사해서는 안 되며 어떤 제품이든 이 물질을 공정에 사용했다면 잔류량이 없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주사형 ECM 분말 제품에는 SDS 잔류허용기준 자체가 없다. 화학물질이 얼마나 들어가도 되는지, 얼마나 남아 있으면 위험한지 판단할 근거가 없는 상황인데도 버젓이 시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 주요 참고문헌

Crapo PM et al. An overview of tissue and whole organ decellularization processes. Biomaterials.2011;32(12):3233–3243.

Chakraborty J et al. Regulation of decellularized matrix mediated immune response. Biomaterials Science.2020;8(5):119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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