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대규모 개편을 이끈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회사를 떠난다.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 / 카카오
27일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홍 CPO는 이날 소속 부서장들에게 퇴사 의사를 직접 전달하고 28일부터 휴가에 들어간 뒤 퇴사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해졌다. 홍 CPO는 내년 2월까지 임기가 남아 있다고 알려졌지만 조기에 자리를 내려놓는 셈이다.
홍 CPO는 삼성전자와 비바리퍼블리카(토스)를 거쳐 토스뱅크 대표를 역임한 '서비스 최적화'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는 카이스트 산업공학 학사·석사를 거쳐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MBA를 취득했다. 또한 토스뱅크를 출범 21개월 만에 첫 월간 흑자로 이끈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작년 2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카카오가 토스 성공 사례를 직접 이식하려는 의도로 홍 CPO를 영입한 것으로 봤다.
카카오에 합류한 홍 CPO는 '빅뱅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카카오톡 전면 개편을 주도했다. 카카오는 2021년 이후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꾸준히 감소하는 수익성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이에 카카오톡을 월간 활성 이용자(MAU) 4700만 명에 달하는 메신저 기능에 머물지 않도록 했다. 홍 CPO는 체류형 플랫폼으로 전환해 이용자 체류 시간을 20% 이상 늘리고, 광고 노출을 극대화해 실적 반등을 꾀하려는 전략을 펼쳤다.
당시 홍 CPO는 사내 게시판에 "15년간 목적형 서비스로 제공된 것을 체류형 서비스로 확장하고 피드 형태를 통해 페이지뷰를 무한정 늘리는 시도는 당연히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그럼에도 카카오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개편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년 9월 카카오톡 대규모 업데이트가 배포되면서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다. 기존 가나다순 연락처 목록이었던 '친구' 탭이 인스타그램식 격자형 피드로 바뀌며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이 쏟아졌다.
게다가 업무용으로 저장된 직장 상사와 거래처 연락처가 메인 화면을 채우면서 온라인에서는 자동 업데이트 차단 방법이 급속도로 퍼졌다. 알고 싶지 않은 이들의 정보를 알아야 하며, 알려주고 싶지 않은 이들에게도 자신의 정보를 알려야 하는 것은 메신저로서 선택해서는 안되는 기능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익성을 위해 여러 곳에 광고를 넣고 오픈채팅 버튼 대신 릴스 버튼을 넣어, 카카오톡 앱의 편의성을 줄임과 동시에 무게감만 높아졌다는 비판도 받았다.
비판의 화살은 홍 CPO에게 집중됐다. 사내 소통 창구인 '오픈톡'도 한 달 넘게 열리지 않으면서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블라인드 등에서는 홍 CPO를 향한 내부 개발자들의 비판도 등장했다. 또한 홍 CPO가 나무위키에 자신에 대한 논란 문서 삭제를 요청한 사실도 알려지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카카오는 같은 해 말 친구 탭을 기존 전화번호부 목록 방식과 피드형 중 선택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수정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게시물이 강제 노출되는 방식을 유지해 이용자 불만은 가라앉지 않았다.
카카오톡 화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사진. / DenPhotos-shutterstock.com
다만 카카오톡 곳곳에 광고 노출을 늘린 결과, 올해 1분기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이용자 신뢰는 잃었지만 수익 지표는 개선된 셈이다.
핵심 임원의 이탈로 카카오는 이중 과제를 안게 됐다. 연내 본격화할 AI 서비스 고도화와 수익성 회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리더십 공백이 생겼다. 카카오 측은 신속하게 후임을 인선해 경영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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